시너 뿌리고 분신 시도까지…아수라장 한국노총

노사정위 '합의문' 승인 논의 중집, 상당수 노조 격렬 반대

지난 13일 타결된 노사정위 '합의문' 승인여부 논의를 위해 열린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김민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합의안을 반대하며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분신 시도를 한 것. 김 위원장을 막기 위해 소화기를 뿌리면서 중집위는 파행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중집을 열고 전날 합의된 노사정 '합의문' 승인 여부를 논의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1년여 동안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서 많은 갈등과 협상 진통이 있었다"며 "오늘 중요한 시기로, 그 동안 내용들을 상세하게 설명 올리고 여기서 결정을 짓는 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중집위는 한국노총 임원과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으로 구성된 노총 내 주요 정책 결정 기구다. 중집위에서 합의문 안건이 승인되면 노사정위 본회의 서명식과 발표 절차만 남겨두게 된다.

하지만 논의는 쉽지 않았다. 내부 반발로 노사정 합의안 안건은 상정도 되지 못한 것. 1시간 여 격론 끝에 5분간 정회가 이어졌고 정회 중 김민재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를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했다. 그러자 이를 말리려는 관계자들이 소화기를 뿌리면서 순식간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노총 중집은 1시간 정회 후 다시 재개할 방침이지만, 일부 산별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이날 노사정 대타협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노총 내 상당수 노조들 노사정 합의안 반대

한국노총 내에서 금속, 화학, 공공연맹 등은 노사정 합의안을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도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사정 합의안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노총-금속노조․화학섬유연맹. 한국노총-금속노련․화학노련․ 고무산업노련 등 양대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는 14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번 노사정 대표자 야합은 각종 미사여구로 치장했을 뿐 정부와 자본이 계획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수용하고 법 개악까지 인정했다"며 "이 합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반대를 위한 노동자 투쟁의 성과를 무시하고, 이후 투쟁마저 발목을 잡는 '역대 최대 야합'"이라고 규정내렸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도 이날 성명을 통해 '권력에 굴복하고 노동자 배신했다'며 "한국노총 지도부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노사정 합의는 '권력에 굴복해서 노동자를 배신한' 한국 노동 역사상 가장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합의로 규정한다"며 "우리의 피 끓는 요구는 철저히 유린됐고, 그렇게 들어간 노사정위에서 정부와 자본은 한국노총 지도부를 포위한 채 강압적으로 밀어붙여, 굴욕적인 항복을 받아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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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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