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정종섭 장관을 상대로, 10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여야가 극렬히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법 위반과 장관으로서의 자격 상실을 질타하며 '국감 진행 불가'를 외쳤고, 새누리당은 '정 장관이 새누리당 총선 필승이라고 한 것도 아니다'면서 정 장관을 감쌌다.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안행위 국감은, 이런 여야 공방이 1시간 20분가량 이어지다 국감을 계속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 간사가 별도로 논의하기 위해 정회했다.
새정치연합은 정 장관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질 오는 14일에 정 장관과 최경환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정 장관이 "총선 필승"을 외쳤던 같은 날,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경제 동향 보고 자리에서 "내년에는 잠재 성장률 수준인 3%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여러 가지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종섭 "건배사 논란 부덕의 소치"…정청래 "이미 자격 상실"
정 장관은 국감 시작에 앞서 "지난번 정당 만찬에서의 건배사 관련 논란은 저의 부덕의 소치"라면서 "국민들께 거듭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안행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정 장관은 국감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국감 질의를 받고 답변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면서 "스스로 사임하시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어 "9월 14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정 장관에 대한 판단을 받아보고 야당에서도 대응 수위를 정할 것"이라면서 "중선관위에 알아보니 정 장관의 언행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사무총장도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도 "정 장관은 이 자리에 앉아계시면 안 된다"면서 "선거 주무 부처인 행자부 장관이 집권 여당의 연찬회에 참석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께 말씀드리는데 위법 문제이고 원칙의 문제이니 편들면 안 된다"면서 "덕담은 곧 남을 이롭게 하는 말 아니냐.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국감 정상 진행을 요구하며 정 장관이 "새누리당 총선 필승이라고 한 것도 아니다. 새누리당 의원만 있는 자리에서 건배사를 하라고 하니 덕담한 것"이라고 감싼 것에 대한 반박이다.
강 의원은 "적절한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상황을 망각하고 하는 말이 왕왕 있다. 본인이 잘못했다고 하니 정책 국감으로 진행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도 말했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말도 틀린 게 없고 여당도 틀린 말이 없다"면서 "정회를 하고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요구했고, 진영 안행위 위원장은 이에 11시 20분께 정회를 선언했다.
야 "정종섭·최경환 탄핵소추안 14일 제출"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처럼 여야가 충돌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기자 회견장을 찾아 탄핵소추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선거 주무 부처 장관인 정 장관과 경제 정책의 수장이 최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관권 선거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발언을 한 것은 법과 국민을 무시하고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어 "최 부총리와 정 장관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은 그 어떤 변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이 모든 사안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침묵으로 감싸고 법과 원칙을 무시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그 책임이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도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