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장관, 새누리 연찬회서 "총선 필승" 건배

野,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추진…"대통령은 정 장관 해임해야"

선거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이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쳐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야당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장관은 25일 충청남도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개최된 '2015년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 저녁 만찬자리에서 맥주로 건배를 제안하며 자신이 총선을 외치면 참석자들이 필승을 외쳐달라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반드시 승리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날 연찬회에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 140여 명과 청와대 인사, 정부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했다.

행정자치부는 선거 사무와 행정을 담당하는 주무부처다. 또한 경찰청을 산하 기관으로 두고 있다. 경찰청은 선거 사범 수사를 담당한다. 선거와 관련된 각종 정보가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몰리는 셈이다.

선거와 관련해 다른 공직자들보다도 특히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행자부 장관이 특정 정당의 총선 필승을 외쳤다면 이는 사실상 '탄핵감'에 해당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내년 4월 총선의 공정성 시비의 불씨를 미리 제공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관권선거 선언한 정종섭 장관을 해임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 장관을 공직선거법 등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종섭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이라는 건배사를 외쳤다는 언론보도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막을 의무가 행정자치부에 있는데, 가장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행정자치부 장관이 '총선 필승'을 외친 것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

유 대변인은 "정종섭 장관의 발언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담은 공직선거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정부의 공정선거 의지를 심대하게 훼손한 정종섭 장관의 해임을 박근혜 대통령께 촉구한다"며 "정종섭 장관이 해임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박근혜 정부가 내년 총선을 관권선거로 치르려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누구보다 엄정한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장관이 특정 정당의 총선 승리를 외쳤다는 것은 매우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언행을 서슴없이 행했다는 것 자체가 행자부 장관으로서 자질을 의심스럽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이는 자신 본분을 망각한 망언으로서 명백한 공직선거법, 국가 공무원법 위반이다. 중앙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즉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의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 장관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 장관도 새누리당 총선 필승을 그렇게 원한다면 즉시 장관직을 내려놓고 새누리당 후보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은 일반 유권자가 있는 자리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 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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