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비방하던 북한, 이희호 방북은 협의…왜?

남북, 이희호 방북으로 남북관계 물꼬 트려는 의도?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방북 협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북한이 이 이사장의 방북에는 호응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북측이 오는 30일에 개성에서 이 이사장의 방북 관련 협의를 진행하자고 연락이 왔다며 통일부에 방북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지난 18일 북측에 이 이사장의 방북을 협의하자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번 사전 협의가 성사되면 이 이사장의 방북 시기에 대한 협의가 주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미 지난해 육로로 평양을 방문한다는 내용을 포함, 방문 일정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사전 협의를 승인할 방침이다. 이날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민간교류, 인도적 지원, 민생협력에 대해서는 남북한 간의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열어나간다는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오고 있다"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시기가 방북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승인 여부를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파탄이라더니 북한 협의 응한 이유는

북한은 지난 4월 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이 이사장의 방북 협의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또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 남북 공동 행사가 무산되고 유엔 북한 인권사무소가 서울에 둥지를 틀면서 북한의 대남 비난도 거세졌다. 실제 지난 25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북남관계는 더이상 만회할 수도,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연일 대남 비방을 이어갔던 북한이 이 이사장의 방북 협의에는 응한 것을 두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국 간 회담에 나오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 이사장의 방북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틔워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남측 역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카드로 이 이사장의 방북을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북측과 합의만 이뤄지면 실제 이 이사장의 방북은 무리 없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면서 사실상 방북 허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이사장의 방북 기간 중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남이 성사될 경우 남북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김 제1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이 이사장을 초청했기 때문에 양측의 면담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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