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시간·장소까지 언론에 공개한 회의를 청와대가 일방 보류한 터라, 당·청 신경전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청와대 측의 회의 보류 요구에 상당히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17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갑자기 보류됐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오래전에 17일 오후 3시에 하자고 잡았는데 어제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원 의장에게 보류해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청와대 측 보류 요청 이유에 대해선 유 원내대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17일 총리 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선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예정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직접 "17일 회의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제대로 토론해볼 것"이라고 말하며 당·청 간 입장 조율 의지를 분명히 내비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청와대의 요청으로 회의가 보류된 데 대해 일각에선 청와대가 당과의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이미 세금 폭탄론, 보험료율 폭탄론 등의 공중전을 펼치며 '선(先) 공무원 연금 개혁 후(後) 국민연금 논의'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당과 협상 전략에 대해 더 논의할 것 자체가 없다는 의중을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유 원내대표로선 청와대가 이렇게 좁혀놓은 협상 재량권을 가지고선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지금의 국면 안에서 협상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한편,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있어서 당·청 간 이견이나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정·청 회의의 포맷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좀 더 논의해보자는 얘기이지 '보류'를 통보한 것이 아니다"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총리대행까지 참석시하는 고위 당정청을 여는 방안도 '포맷'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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