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대강 '녹조라떼' 알고도 눈 감았다

물색깔 변화 11배 증가, 수질조사는 태만

일명 '녹조라떼'로 불리는 4대강의 녹조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환경감시단의 활동 결과 녹조 등 물 색깔이 변했다는 관측이 3년 새 11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환경감시단의 활동 결과, 4대강에서 식별된 녹조 등 물 색깔 변화는 ▲2011년 25건 ▲2012년 68건 ▲2013년 282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1997년부터 수질오염행위 및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시 방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초경량항공기를 이용해 4대강에 대한 감시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4대강 물 색깔 변화와 관련해 이 의원은 "녹조 등 이상 징후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등한시하고 국민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결과물"이라며 "환경부가 책임지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녹조로 인한 이상 징후를 알고 있었음에도 정부는 구체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에 손을 놓았다. 국무 총리실 산하 '4대강사업 조사작업단'은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에 대해 현장조사를 한번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과 민병두 의원이 국무총리실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부터 9월말까지 4대강 조사작업단은 총 228회 현장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직접 채수해 수질을 측정한 것은 6회에 그쳤다. 수질조사는 4대강의 16개 보를 대상으로 주로 봄에만 이뤄졌다. 민병두 의원은 "수질조사는 4계절 내내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봄철에만 1회성 조사에 그쳤다"고 했다. 

또 4대강 사업 관련 핵심쟁점이었던 독성 남조류에 의한 녹조현상에 대한 조사는 상황이 심각한 낙동강과 한강은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조사 작업단은 금강 백제보에 대해서만 조사를 실시했다. 

강기정 의원은 "최근 낙동강의 경우 전 구간에 걸쳐 녹조 현상이 두드러졌고, 함안보와 달성보의 경우 조류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며 "지금이라도 현장조사 기간을 늘리고 위원회를 재구성해 제대로 된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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