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Km 내 홈플러스 3곳…"이게 상생 경영인가"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논란…"시장 상인들 쫓겨나는 것 보겠다는 건가"

"함께 살자 대한민국, 홈플러스 물러가라."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마포지역대책위'가 17일 오후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예정지(서울 마포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합정점 입점 철회를 홈플러스에 촉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일대에 홈플러스 매장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형 마트인 홈플러스 월드컵경기장점과 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이 들어서 재래시장 매출이 줄어든 마당에, 홈플러스 합정점까지 입점하면 재래시장 상인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홈플러스 합정점이 예정대로 입점하면 반경 2.3KM 안에 홈플러스 매장 3곳이 들어서게 된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기업인 홈플러스가 지나친 탐욕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은 "지역 상인들과 상생할 필요가 없다고 저들(홈플러스)이 선언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지역구가 마포인 정청래(마포을) 민주통합당 의원은 "홈플러스의 첫 번째 경영 철학이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이라고 상기시킨 후, 홈플러스가 보이는 모습이 상생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은 한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경제 민주화와 연결해 발언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마저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데, 중소상인들의 이런 현실을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도 못 막으면서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 건 허울뿐인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상인들은 "(홈플러스는) 시장 상인들이, 골목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거리로 쫓겨나가는 걸 보고 싶은 모양"이라며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홈플러스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합정동 홈플러스가 입점을 철회하는 순간까지 거리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상인들은 지난 11일 주한 영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영국 유통 기업인 테스코가 홈플러스 지분을 100%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영국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였다.

▲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이 17일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김덕련)

상인들 "불매 운동"…홈플러스, 합정점 직원 모집

2010년에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는 '대형 마트는 전통 시장으로부터 1K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예정지는 인근 망원시장으로부터 70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홈플러스 합정점이 추진될 수 있는 것은 마포구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기 전에 홈플러스 측이 영업 허가 등 개점에 필요한 절차를 발 빠르게 밟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합정점에 대해 반발하는 건 재래시장 상인들만이 아니다. 마포구의회는 3월 6일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철회 요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마포구의회에 이어 서울시의회도 7월 9일 '홈플러스 마포구 합정점 입점 철회 및 월드컵점 계약 해지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홈플러스 합정점이 개점하면 인근 재래시장들이 "30% 내외의 추가 매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측은 합정점 개점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합정점 직원 모집' 공고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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