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격려 메일도 온다. 떳떳하다"

인권위 국감, 야당의원들 현병철 '사퇴 촉구' 맹공

"떳떳하다. 인권위는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왔나. 그렇게 무책임한 답변을 할 수 있는가."(민주당 김유정 의원)


9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지만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외의 기관장은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거의 없을 정도로 현 위원장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현 위원장을 몰아붙이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유정 의원은 "지금 인권위는 붕괴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엔 현 위원장이 있다"라며 "두 상임위원이 사퇴하고 인권위 내부 직원들, 시민단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위원장은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도 "상임위원 2명이 동반사퇴한 것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라"라며 "그래야만 국정감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현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인권위는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며 "취임한 이후 진정사건이 40% 이상 늘었다. 개인 이메일을 통해 격려 글도 많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위원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 인권에 대한 점수가 높다"며 "떳떳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국정감사에 출석한 현병철 위원장이 답변을 위해 인권위 관계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인권위에 인권이 없는 형국"

현 위원장의 답변에 야당 의원들은 더욱 거세게 몰아 붙였다. 김유정 의원은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왔는가. 그렇게 무책임하고 당치 않은 답변을 할 수 있나"라며 "양심이 있으면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며 "국민들은 인권위를 이런 식으로 운영할 바엔 없애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권위 붕괴 상황의 중심에는 현병철 위원장이 있다"며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인권위에 인권이 없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인권침묵위원회"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게 옳다.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조영택 의원 역시 "답변을 들으며 수치심을 모르는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 없이 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그렇게 잘 운영된다면 왜 한나라당 추천 상임위원 등 상임위원들이 다 물러가고, 전원위원회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가"라며 "내부에서 비판이 없어야 잘할 수 있는데 나 혼자서만 잘하고 있다고 하면 소가 웃는다"라고 질타했다.

여당 의원들 "인권위 내홍은 일부 위원이 정파적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병철 위원장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은 "상임위 권한이 전원위원회 권한보다 큰 것은 구조적 문제"라며 "상임위가 인권위를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권한이 커져 개선이 시급하다"고 상임위원 두 명의 사퇴를 촉발시킨 상임위 운영규칙 개정안을 찬성했다.

한나라당 권선동 의원은 "인권위의 내홍은 일부 위원들이 정파적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사퇴라는 방법을 통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상임위원의 동반 사퇴 의미를 다르게 해석했다.

한편 이날 인권단체 및 야5당은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병철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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