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에도 찾을 수 있는 '남북 신통상'의 길
2020.01.11 10:05:53
[프레시안 books] 송기호 변호사의 <남북 신통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독소조항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맹활약한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책 <남북 신통상>(한티재 펴냄)을 냈다. 

책에서 송 변호사는 남북 공동 번영의 길로 '농업+경제개발구 거점' 모델을 제안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 상황에서도 도입 가능한 모델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농업+경제개발구 거점' 모델은 북한이 거점으로 둔 경제개발 도시의 배후 지역에서 농업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이에 남북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의 개발 모델이다. 송 변호사는 이 같은 공동 개발을 통해 '남북 신통상'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송 변호사는 이 같은 아이디어의 출발점으로 자신이 감사로 재직했던 사단법인 통일농수산사업단의 경험을 꼽는다. 통일농수산사업단은 2004년부터 협동농장 관리위원회와 함께 북한 농업의 기본 생산단위인 협동농장의 생산성을 올려 북한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목표로 출발한 조직이다. 송 변호사는 2002년 창립한 통일농수산포럼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협동농장 협력시범사업에도 참여했고 훗날 사업단 출범 과정에도 참여했다. 

통일농수산사업단은 출범 후 협동농장 생산성을 30퍼센트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이 북한 전역에 퍼질 가능성도 타진됐다. 그 계기는 금강산 관광이었다. 2005년 누적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으면서 관광객 식사를 준비할 식자재 시장이 북한에 열렸다. 이 시장을 뒷받침할 배후지 시장과 연결해 북한의 농업 계획을 세운다면 농장원들이 더 큰 소득을 얻고, 관광지는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공급받는 윈-윈 가능성이 있었다. 

송 변호사는 아직 폐쇄 후 재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개성공단도 새롭게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변호사는 개성공단 출범 당시부터 한국의 변호사가 공단에서 상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 변호사가 북한 공무원과 법률가를 만날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한국은 개성공단이 활발히 가동되던 당시도 이를 북한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할 실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 결과 그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공단으로서만 개성공단에 주목했다. 송 변호사는 앞으로 북한과 공동 개발은 남북의 더 큰 경제협력 모델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관련 경험이 책에 생생히 담겼다. 특히 북한의 서해 지역을 이 같은 '신통상 모델'의 주요 거점으로 개발해 남북의 군사대치도 완화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남북 신통상>(송기호 지음) ⓒ한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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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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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