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핵심 인물, 문재인 정부서 날개짓
2017.08.07 17:43:57
노무현 눈 가린 '황금박쥐' 박기영, 차관급 부활
노무현 정부 시절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태에 연루된 책임을 지고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직에서 물러났던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7일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 본부장을 포함한 4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로서 탄탄한 이론적 기반과 다양한 실무경험을 겸비하여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 및 과학기술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박 본부장을 소개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새 정부 들어 차관급으로 격상됐으며 국무회의에도 참석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출간된 박 본부장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경쟁력>에 대해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조율만이 우리 사회를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소신을 펼친 분"이라며 "그 소신이 이 저서로 결실을 맺었다"며 직접 추천사를 썼다.

그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06년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며 황 교수 지원을 위해 꾸려진 실세 모임인 소위 '황금박쥐'의 일원으로 꼽힌 인물이다.

'황금박쥐'는 2005년 황 교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인사들(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의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말로, 이들의 성을 딴 '황-금(金)-박-진'에서 유래된 말이다.

박 본부장은 허위로 밝혀진 황 교수 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황 교수에게서 실험실 배아줄기세포 오염 사실을 보고받고도 상황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샀다. 

'황우석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01년~2004년 사이 황 교수로부터 2건의 연구과제를 위탁받아 2억5000만 원을 지원받았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결국 2006년 청와대 보좌관 직에서 물러나 순천대로 복귀한 그는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사법처리되지는 않았다. 

그는 황 교수의 연구가 조작으로 밝혀진 뒤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선종 연구원의 섞어심기가 없었다면 줄기세포는 이미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황 교수에 대한 강한 믿음을 피력한 바 있다.

또한 2006년 12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 다시 위촉돼 '회전문 인사' 비판의 중심에 섰으며 2007년엔 황조근정훈장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 '담쟁이포럼'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총선 때에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23번)에 이름을 올렸다.

박 본부장의 황우석 사태 연루 문제와 관련해 박수현 대변인은 "모든 인사가 그렇지만 (인사) 대상자의 행적이나 철학이 결정적으로 새 정부에 배치되지 않는 한은 과거의 경험들이 결정적 하자가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이 어떤 입장을 표명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방위사업청장에 전제국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초빙교수를, 소방청장에 조종묵 소방청 차장을, 문화재청장에 김종진 충남문화산업진흥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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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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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