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13일 '대한민국에서의 사형 집행 재개 가능성에 부쳐'라는 서한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사형 제도 사용에서 멀어지고 있는 국제적 추세에 동참해 사형 집행을 재개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칸 사무총장은 "물론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7명의 여성에 대한 살인 사건으로 인해 많은 우려와 분노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것은 폭력적인 범죄로 희생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받아야 할 위로를 무시하겠다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해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형 제도는 사회가 유용할 목적을 성취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며 그 이유로 "사형이 다른 형벌보다 범죄를 억제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증거가)나타난 적이 없었을 뿐더러 사형 집행으로 국가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되는 이들의 가족은 또 다른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칸 사무총장은 또한 "현재 138개국이 법적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사형 제도를 폐지했고 세계적으로 사형 집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칸 사무총장에 따르면 2007년 12월 18일 유엔 총회에서는 전 세계적 사형 집행의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우즈베키스탄, 르완다, 필리핀, 그리스, 알바니아, 멕시코, 터키, 부탄과 같은 국가들이 법적으로 사형 제도를 폐지했다.
그는 "중요한 인권 문제에 관해 응답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형 집행 거부 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단체로 1997년 이후 10년 넘게 한국에서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실질적 사형 폐지국 대열에 합류했다"며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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