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靑 대변인, 방미 중 전격 경질…성추행 의혹

청와대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인 청와대 대변인이 현지에서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권 초기 박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를 불러온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畵龍點睛) 격이라는 평이다.

박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경질 사유에 대해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경위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은 수 차례 미국 워싱턴 현지 한국 대사관과의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있다.

윤 대변인은 지난 7일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했으나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수행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외국 체류 일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8일 단독 귀국을 감행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경질 조처의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현지 교민 사회 등에서는 '윤 대변인이 7일 밤 숙소인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한인 여성(21세)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태다.

<연합뉴스>는 "피해 여성이 피해 사실을 미국 경찰에 신고하자 워싱턴 숙소 내에 있던 자신의 짐도 챙기지 않고 급거 귀국길에 오른 것"이라며 "미국 경찰은 주미 한국대사관에 신고접수 사실을 통보하고, 윤 대변인의 신원 확보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윤 대변인은 미국 경찰을 피해 황망히 귀국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윤 대변인은) 귀국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았으며 관련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프레시안(손문상)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방미에 남은 '오점'으로 윤 대변인의 스캔들을 거론하는 일부 언론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남기 수석 역시 "이번 방미가 아주 잘 됐다고 국내에서 평가를 받고 있고 저희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변인이 대통령당선인 대변인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으로 박 대통령에 의해 거듭 중용됐다는 점에서, 그의 경질이 박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위신에 영향을 끼칠 중대 사건임은 부인할 수 없다는 평가다.

윤 대변인은 지난 1월 당선인 대변인으로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을 때부터 '극우 인사에 대한 보은'이라는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진보-보수 등 보도 성향을 떠나 거의 모든 매체로부터 대표적인 '불통의 아이콘'으로 지목받은 독보적인 이력을 지닌 인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혁, 좌-우를 망라하는 거의 대부분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윤 대변인에게 중책을 맡긴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