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은 27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올린 글에서 "정말 오랜만에 옛집에 돌아왔다. 어제부터 서재 정리를 시작했다"며 "이삿짐 상자에서 꺼낸 책을 한 권 한 권 펼치며 책장에 꽂다 보니 책 속에 담긴 추억이 새삼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한나절을 후딱 보내고,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시장기를 달랬다"며 "후루룩 한 젓가락 입 안 가득 넣어 먹다 보니 '이게 사람사는 맛이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함께 쳐다보며 웃었다"고 한가한 일상 중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 전 대통령은 26일 점심은 김윤옥 전 영부인과 중국 음식으로, 저녁은 친이계 의원 10여명과 떡국으로 함께했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26일) 저녁은 이 전 대통령 사저에서 먹었다"며 "대통령직을 물러난 뒤 마음이 허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가까이서 모셨던 국회의원 10여 명이 인사차 가서 식사까지 같이 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어제 청와대에서 나오신 터라 이삿짐도 아직 풀지 못했고, 포장 비닐도 그대로였다"며 "조리 시스템도 아직 안 돼 있어서 간단히 떡국을 내오셨다고 김윤옥 여사께서 말씀하셨다"고 했다.
조 의원의 글에서는 "마음이 허전하실 줄 알았는데, 그 분이 늘 그러시듯이 전혀 그런 안색이 아니었다. 사모님도 마찬가지였다. 활달하고 명랑하셨다"고 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국회는 전날 오후 4대강 사업과 한식 세계화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구를 의결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퇴임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동네 가게에 앉아 담배를 태우는 모습, 자전거를 타고 막걸리를 마시는 등 서민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노간지'라는 별명을 얻었었다. 이 전 대통령의 '자장면 페이스북'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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