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트리플 A'에서 탈락하나

"부채 많고, 유로존 위기 노출, 경제 부진에 긴축정책 효과 의문"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영국마저 '트리플 A' 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그것도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나홀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가장 강성이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아니라 '보수적'이라는 무디스에 의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 집권 이후 긴축정책을 강도높게 펴고 있는 캐머런 영국 총리. 하지만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AP=연합
영국의 '트리플 A' 강등 경고에는 무디스가 앞장서

1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밤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트리플 A' 3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매겼다. 이미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S&P에 의해 '트리플 A'에서 강등됐고, 이번에 무디스도 등급 강등을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S&P와 피치가 '트리플 A'에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는 영국에 대해 무디스가 처음으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 나라가 유로존 부채위기에 노출돼 트리플 A 등급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면서 "유로존 위기가 불거진 뒤 대형신평사에 의해 영국의 등급이 부정적으로 매겨진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부정적' 전망은 통상적으로 향후 12~18개월 사이에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영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긴 주요 요인은 국가부채를 줄여나가려는 영국 정부의 노력을 받쳐줄 경제 성장 등 거시경제적인 지표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도 안되는 저성장 지속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전기 대비 0.5%와 0.1%, 3분기에 0.6% 증가했다가 4분기에는 -0.2%로, 2010년 4분기에 -0.5% 성장률을 기록하고 나서 1년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증가율은 0.9%에 머물렀다. 영국 정부는 올해도 경제성장률이 0.7%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무디스는 "영국은 유로존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로존 위기에 취약하고, 트리플 A 등급 국가 중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무디스가 영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긴 것에 대해 <가디언>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권이 일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조치는 정부의 긴축정책을 지지한 것"이라면서 "영국이 부채 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볼스 예비내각 총리는 "무디스의 조치는 캐머론 총리가 2015년까지 긴축정책을 펴고, 신평사의 등급 평정을 이 정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할 잣대로 삼은 것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세금을 올리고, 지출을 너무 많이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며,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균형잡힌 정책 없이는 부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무디스, 유로존 6개국 신용등급도 무더기 강등

이날 무디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몰타 등 유로존 6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각각 'A2', 'A1'에서 'A3'로 떨어졌고 포르투갈도 'Ba2'에서 'Ba3'로 한 단계 강등됐다.

또한 이날 S&P는 스페인 주요 은행 15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앞서 피치는 산탄데르와 BBVA, 반키아, 카이사뱅크 등 4곳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S&P는 이들 4곳을 포함해 모두 1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떨어뜨렸다.

스페인은 유로존 부채위기국 중 국가부채와 은행 부실이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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