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제2의 리먼'되나…코스피, 또 사이드카 발동

"3년전 금융위기는 단지 연기됐을 뿐"

유럽과 미국에서 터져나온 악재들이 유럽과 뉴욕시장의 폭락장을 연출한 뒤 4일 국내 금융시장에 한꺼번에 반영되고 있다. 이날 오전장에는 코스피는 1700선이 무너지면서 올해 들어 4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을 돌파했다.

해외발 악재 중 가장 파괴력이 큰 것은 유럽의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미국의 대형금융사들의 파산설로 확대된 것이다.

▲ 4일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발 악재로 폭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4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됏따. ⓒ뉴시스

미국 대형금융사들 연이은 폭락세

특히 골드만삭스에 이어 미국의 2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지난 주말 10%, 3일 7.7% 등 연이은 폭락세를 보였으며, 미국의 1위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9.64% 폭락했다. 그뿐 아니라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4.73%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년전 미국발 금융위기는 일시적으로 수습됐을 뿐이라는 비판이 옳았음을 잘 보여준다. 당시 이들 은행은 공적자금을 받거나 부실업체를 떠안는 등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부실투성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 부도위험지표, 프랑스은행들보다 높은 이유

이들 은행들은 현재 부도위험지표가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해 손실이 우려되는 프랑스 대형은행들보다도 높다. 모건스탠리는 프랑스은행들에 대한 대출이 많다는 이유로 CDS 프리미엄이 565bp까지 올랐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3년전 대형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는 하루아침에 파산하며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된 바 있다.

BoA 역시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인수로 부실이 심각해지면서 파산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CDS 프리미엄이 455bp까지 치솟았으며, 3년전 공적자금으로 간신히 살아난 골드만삭스도 CDS 프리미엄이 391bp까지 올랐다.

루비니 "최소 2조 유로 자금 조성돼야"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더욱 불길한 경고를 내놓았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는 유럽의 부채위기에 대해 "상황이 통제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우려를 토로했다.

주목되는 것은 루비니 역시 유럽발 부채위기 이후 금융시장에 팽배한 '신뢰의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최소 2조 유로 이상의 자금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루비니는 "그리스의 디폴트만 문제라면 해결될 수 있겠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실패하도록 내버려두기에는 너무 크지만 구제하기에도 너무 크다"고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인식에 유럽이 동의한다고 해도, 국가별 이해관계라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실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루비니도 "정치적 제약들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면서 "유럽의 부채위기로 빚어질 결과는 리먼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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