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경찰 투입은 백색테러이자 계엄"

해군기지 대책회의 "정부, 국회도 종교계도 시민사회도 무시"

제주 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대책회의)는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새벽 있었던 경찰의 대규모 병력 투입과 주민 및 활동가들에 대한 연행·체포, 해군의 기지 건설공사 강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대책회의는 "오늘 사태는 정부‧국방부‧검찰‧경찰이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며 "주민들이 왜 저항하고 있는지 귀기울이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대책회의는 정부의 이같은 처사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 뿐 아니라) 국회와 정치권, 종교계, 시민사회 모두의 요구를 일거에 무시한 것"이라며 "오로지 물리력과 사법권력을 동원해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이 정부의 삐뚤어지고 일방적인 국정 운영 방식을 확인시켜준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또 "더 많은 사람들을 강정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바로 대화 대신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정부와 공권력"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강정마을 인근 강정천 잔디구장 조성지에서는 주최측 추산 1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화문화제가 열린다.

▲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2일 낮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새벽의 대규모 경찰렵 투입과 연행, 해군의 공사 강행을 비판했다. ⓒ프레시안(곽재훈)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30여 명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연행된 것에 대해 "기지 반대운동을 억압하고 입을 틀어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상 계엄에 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경찰은 최대한의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본분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이는 파쇼 치하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시대착오적 공안몰이"라고 주장했다.

허상수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은 "한마디로 백색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규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도 "공권력 남용을 넘어선 공권력의 횡포"라며 "좀도둑이 남의 울타리를 넘는 것보다 더 못나고 치졸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 이날 기자회견은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오른쪽)의 사회로 진행됐다. ⓒ프레시안(곽재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평화위원회 이훈삼 목사를 통해 별도의 입장을 발표했다. 김영주 NCCK 총무 명의의 입장문은 "마치 적에 대해 군사작전을 하듯이 (경찰력 투입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NCCK는 "4.3 사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제주에 서울 경찰이 파견된 것도 우려된다"면서 정부의 일방적 공사 강행으로 인해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의 터전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질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참석자들을 대표해 정부종합청사를 항의방문한 황수영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정경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정책위원장은 대책회의의 입장을 담은 글을 국무총리실에 전달했다.

▲ 기자회견 후 황수영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정경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정책위원장이 정부종합청사를 방문해 총리실 관계자(왼쪽)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프레시안(곽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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