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유럽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공개 경고

"그리스에 대한 프랑스식 해법 좌초, 포르투갈도 투기등급 전락"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 중에서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호주에서 고위 경제관료들이 '유럽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호주의 최대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언>에 따르면, 웨인 스완 호주 재무부장관은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통해 유럽의 부채 위기가 금융시장을 다시 뒤흔들어 글로벌 경제회복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완 장관은 "최근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졌고, 이미 글로벌 경제회복은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 지난 5일 프랑스의 신임 재무장관 프랑수아 바루앵이 그리스에 대한 '프랑스식 해법'을 관철하겠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미 프랑스식 해법은 사실상 그리스의 디폴트이며,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AP=연합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발 위험' 첫 언급

<오스트레일리언>은 스완 장관의 발언 배경에 대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전날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하면서 유럽의 부채위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악화됐다"면서 "그리스가 디폴트의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포르투갈도 추가 구제금융 없이는 부도를 피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완 장관은 "이런 나라들이 디폴트를 맞거나 지원에 차질이 빚어지면 부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다"면서 "유럽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를 상당히 많이 보유한 유럽과 미국의 은행들이 타격을 받아 전세계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완 장관의 이런 발언은 호주중앙은행(RBA)이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뒤에 나와 더욱 주목된다.

'시한폭탄' 폭발 지연시키는 미봉책만 만지작

호주 관료들의 경고처럼 현재 유럽의 부채위기는 갈수록 혼미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그리스에 대한 '최후의 해법'처럼 거론된 이른바 '프랑스식 해법'은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사실상 디폴트를 의미하는 방안'이라는 경고 속에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식 해법'에 대해 아예 "민간 채권자의 자발적 차환이라는 방안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악성 CDO(부채담보부증권)를 발행하는 것과 같은 사기극'이라고 혹평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볼프강 뮌초는 'The Greek rollover pact is like a toxic CDO'라는 글을 통해 이런 혹평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이 글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이 합의했다는 해법은 2014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 국채 중 70%를 30년 만기 국채 등으로 교환하고 30%는 현금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는 여전히 연 5.5%~8%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뮌초는 "가뜩이나 강도높은 긴축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그리스가 이런 높은 금리를 감당하며 빚을 갚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서 "프랑스식 해법은 그저 그리스의 부도라는 '시한폭탄'의 폭발 시기를 지연시키려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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