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떠도는 거대 빙산, '타이타닉 재앙' 부를수도

그린란드서 떨어져나온 빙산, 캐나다 부근 시추 시설 이르면 '재앙'

미국 맨해튼섬 4배 크기의 거대 빙산이 북극해 주변을 위협하고 있다. <AP> 통신은 지난주 그린란드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이 석유 시추 시설 부근이나 선박들의 항로까지 떠내려 가 충돌을 일으킬 경우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빙산은 면적 260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 면적의 30배다. 모두 녹을 경우 지구 해수면의 높이를 6미터 까지 높일 수 있는 수준의 크기다. 이런 거대한 빙산이 현재 네어스 해협(캐나다 엘즈미어 섬과 그린란드 사이의 해협)을 향해 떠내려 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만약 빙산이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결빙기 이전에 네어스 해협에 도달할 경우 해류에 휩쓸려 캐나다 동부 해안을 지나 뉴펀들랜드 부근 해상에 이를 수 있다고 학자들은 경고했다.

▲ 네어스 해협으로 떠내려 가고 있는 거대 빙산의 모습. ESA(유럽우주국) 위성 사진. ⓒEPA=연합뉴스
<AP>는 빙산이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었던 수많은 선박들의 항로 해역에까지 이르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표현했는데, 뉴펀들랜드 해역은 바로 타이타닉호가 가라앉은 곳이다.

이곳은 또한 현재 석유 탐사 시설과 해상 운송으로 분주한 곳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타이타닉과 같은 대형 선박의 침몰 사고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와 같은 재앙이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당국은 빙산이 이동하는데 1~2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빙산은 따뜻한 물속으로 이동해 녹아내리고, 다른 빙산이나 울퉁불퉁한 표면의 섬과 부딪쳐 점차 크기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난 5일 이 빙산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캐나다 빙하 예보관 트루디 월러벤은 "분리된 조각들도 여전히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란드의 빙하는 매년 수천여 개의 빙산들을 북극해로 쏟아내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번 빙산의 크기가 북반구에서 1962년 이래 최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는 이 거대 유빙(流氷)이 이동하는 동안 지구 온난화 논쟁의 상징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몇몇 전문가들은 북극 빙산의 해빙 문제엔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것과 기후 변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관짓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북극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사인과 함께 흔치 않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1970년 이래 북극 대부분의 지역에서 온도는 4.5도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의 평균적인 온도 상승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조사 결과 올 6월 북극해의 얼음 표면 두께가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얼음도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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