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전 의장은 25일 관영언론 기고문에서 미국의 의보개혁법 "기적"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이룬 큰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의보개혁은 중요한 싸움이었고 오바마 정부가 승리했다"며 오바마가 로비스트와의 싸움에서 이겨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스트로는 미국 같은 최강대국이 대다수 국민에게 이런 기본적 혜택을 주기까지 독립 이후 234년이나 걸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쿠바는 이미 반세기 전에 그걸 이뤄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쿠바는 모든 국민에게 무상 교육과 무상 의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식료품, 주택, 공공 설비, 교통, 치안 부문에서도 국가 차원의 보조금을 대규모로 지급해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쿠바 정부는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같은 혜택이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2008년 은퇴 후 주로 기고문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카스트로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직후 우호적인 시각을 견지했었다. 그러나 그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후에도 미국의 대 쿠바 정책이 바뀌지 않고 오바마가 쿠바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비난 쪽으로 돌아섰다.
이날 기고문에서도 카스트로는 오바마 대통령을 "제국주의 광신도"라고 부르며 기후변화 대응과 이민법 개혁,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증파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바마에 대해 "총명한 건 틀림없다"며 "그가 쿠바에 대해 가끔 언급하는 어리석은 말들이 그 총기에 빛을 바래게 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보 개혁 반대 세력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의보 개혁을 사회주의적이라고 공격하는 마당에 카스트로의 이같은 '지원'이 득이 될 리는 만무하다. 보수적 시민네트워크인 '티 파티' 등은 카스트로의 이런 말을 빌미로 공격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3년 전 상원의원 시절 의보개혁에 대한 비전을 처음 밝혔던 아이오와에서 이번 법안의 수호 의지를 강력히 천명했다. 이 문제를 가지고 11월 중간선거를 벼르고 있는 공화당의 전략에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보수적 시민단체나 공화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의보개혁을 지지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해 협박 등 절제되지 않은 행동을 함으로써 반대파의 운신 폭을 줄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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