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美 항모 안들어온다면서 경제적 파급효과에는 포함"

"군사기지가 경제를 살리면 철원이 제1도시 됐어야"

국방부가 제주 해군기지에 미군 항공모함이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면서도 한편으로는 해군기지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미 항모 입항시의 소비 증가를 드는 등 모순되는 주장을 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8월 31일 국회 예결위 제주해군기지 소위에서 '미 항모 전투전단 입항시 경제파급효과'라는 자료를 제출하고 미 항모가 1회 입항할 때 60억 원의 소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회에서 미 항모 키티호크호 승조원 5200명, 구축함 등 군함에서 800여 명 등 6000명의 인원이 입항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미군 1명이 3일간의 정박기간 동안 하루 300달러(약 33만 원)씩을 소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작 국방부는 당시 제주소위 소속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는 미 항모의 입항 가능성이 없으며, 입항 여부도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답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당시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와 항모 입항이 불가능하다는 답변 사이의 모순을 지적하는 의원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부풀리려는 시도로 의심되지만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연합뉴스
대책회의는 또 "그 동안 정부와 해군은 제주도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들어서면 장병소비와 일자리 창출, 관광객 방문 등 부대 운영에 따른 경제효과가 연간 900여 억원, 항만 공사 및 군 아파트 건설로 인한 지역 업체의 이득이 3800여 억원이 예상된다고 주장해 왔다"며 "군사기지가 경제를 살린다면 철원이 제1도시가 됐어야 했다"라고 반박했다.

대책회의는 과거 해군기지가 들어섰던 동해시 송정동, 진해시 중앙동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상점도 60~70%가 폐점했다는 점을 반대 근거로 내세웠다. 해군기지로 인한 일자리 창출효과 역시 동해시 제1함대에서 25명, 평택시 제2함대에서 39명, 부산시 제3함대에서 26명, 진해 해군기지에서 65명으로 미미한 수준이었고 고용된 이들도 대부분 환경미화 등 잡역부였다.

대책회의는 또 지난달 국무총리실이 해군기지사업 강행 입장을 천명하면서 향후 10년간 5787억 원을 제주지역 발전계획에 쓰겠다고 밝힌 것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해군기지 주변 발전사업으로 신청한 첨단 화훼·과수단지 조성,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 건립, 해양관광테마 강정항 만들기 예산 422억 원을 국회 예결위 제주소위가 반영하기로 했지만 2012년 예산심의에서 대부분이 삭감된 '전례'가 있다. 대책회의는 총리실의 약속이 "제주 해군기지 사업 중단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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