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앓던 기관사, 지하철 선로에 투신 자살

내근직 전직 신청 거절당해…"운행 힘든 기관사 무리하게 열차 태웠다"

공황장애를 앓아 내근직으로 전직 신청을 했지만 도시철도공사로부터 거절당했던 기관사가 지하철 운행을 마치고 선로에 투신 자살했다.

12일 오전 8시5분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에서 지하철 기관사 이모(43) 씨가 제복을 입은 채 열차에 뛰어들어 숨졌다. 시신은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은 이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6시48분부터 7시55분까지 1시간가량 지하철을 운행하는 오전 근무를 마치고 5호선 답십리역에서 다음 근무자와 교대한 상태였다. 약 10분 뒤 그는 승강장 끝에 있는 직원용 스크린도어 비밀번호를 누르고 터널을 통과해 들어오던 열차에 몸을 던졌다.

이 씨는 공황장애를 앓아 지난해 6월 열흘간 휴가를 내고 병원 치료를 받았고, 내근직으로 전직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심리적 괴로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철도노동조합 관계자는 "올해 초 95명의 기관사가 업무강도와 건강 문제 등으로 업무 전직 신청을 했으나 23명만 전환됐고 이 씨는 여기 포함되지 않았다"며 "운행이 힘든 상황의 기관사를 무리하게 열차에 태워 이 같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시철도노조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정신적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관사만 3명에 이른다.

도시철도노조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시청 앞에서 이 씨의 죽음과 관련해 도시철도공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이 씨의 사망 경위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전직 문제로 연결 짓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이 씨가 올해 1월 전직 신청을 한 건 맞지만 올해부터 자동운전시스템을 도입해 업무강도는 훨씬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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