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 인권단체연석회의,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10일 서귀포시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는 3일 동안 경찰에 의해 직접적 폭행, 이동 제한, 묻지마 체포에 의한 직권남용, 폭언, 미란다고지 위반, 불법채증, 성희롱 등의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9일 오전 10시께 공사장 안으로 들어간 여성활동가 5명을 남성 경찰들이 끌고 나오면서 온몸을 만지면서 강제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활동가 한 명은 상의가 벗겨지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구럼비 해안 발파가 이뤄진 지난 7일부터 3일 간 외국인 활동가 앤지 젤터씨를 비롯해 종교인, 평화활동가, 주민 등 53명이 연행됐다"며 "경찰이 가벼운 경범죄에도 무차별 연행,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인 영국인 평화활동가 엔지 젤터 씨는 구럼비 발파 3일간 경찰에 의해 두 번 연행됐고,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가슴과 복부를 얻어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이 벌인 인권유린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 9일 오전 문규현 신부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용역 직원이 신부의 뺨과 다리를 가격하는 등 상처를 입혔다"며 "이 외에도 용역이 폭언, 불법적인 사법권 행사, 성희롱, 불법채증을 자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강정마을에 자행되고 있는 군사계엄과 같은 인권유린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하고 비폭력 평화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말인 10일에도 '구럼비 바위' 발파 공사가 강행되면서 강정마을을 둘러싼 긴장은 고조됐다.
해군기지 시공사 측은 육상 케이슨 제작장 예정지인 강정항 동쪽 100m 지점에서 오후 1시께 첫 발파를 시작으로 오후 2시까지 8∼30분 간격으로 모두 5차례 화약을 터트리는 등 나흘째 발파작업을 진행했다.
강정항에서는 반대 측 활동가들이 카약을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견 모(30)씨가 연행됐다. 다른 시위대 10여 명은 수트와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해상에 뛰어들어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해경에 저지됐다.
경찰은 이날 해군기지 주변에 서울과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5∼6개 중대 경력 500여 명을 배치하고 경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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