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발 입국 사실상 금지...한국은 제외

"미국 코로나 19 확산은 유럽 탓"...한국은 여행제한 해제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유럽 국가에 대해서 13일부터 30일 간 미국 입국을 사실상 금지시키는 조치를 발표했다. 영국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꺼내든 배경에 대해 "유럽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 대해 입국 제한을 하지 못해 확산을 방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유럽처럼 입국 제한을 늦추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살기 위해 중국에 대해서 조기 대응에 나섰고, 이제 유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대응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조기에 적극 대응하면서 유럽보다는 훨씬 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유럽연합(EU)은 미국처럼 적극적인 경계와 중국발 여행을 제한하는데 실패했고, 그때문에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에 의해 미국에도 많은 감염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유럽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에 주된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책 발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대유행)'을 늑장 공식 인정한 직후에 나왔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까지 1281명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

NYT "코로나19 걱정말라던 트럼프 하룻새 돌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미국 경제의 둔화 위기에 대해서는 우선 500억 달러(52조 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또한 급여세(근로소득세) 감면에 대해 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급여세 감면은 11월 대선을 앞둔 '포퓰리즘 지원'이라는 의심을 하며 반대하고 있어 어느 수준에서 타협을 할 것인지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4월 15일 마감되는 개인과 기업 납세 신고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미국 재무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대해 "그는 코로나 19를 '끔찍한 전염병'이라고 하면서 마침내 심각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날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라면서 태연한 모습을 보였던 것에서 급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미국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전날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느냐"는 캐럴린 멀로니(민주·뉴욕) 위원장의 질문에 "그렇다. 사태는 더 악화할 것이다. 핵심은 더 악화할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고, 미국 NBC방송은 "브라이언 모나한 미 의회·대법원 주치의가 이날 상원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미국내 감염자가 7000만 명에서 최대 1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이런 보도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잘 안듣는다는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미국의 상황도 하루가 다르게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며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한국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현재 시행 중인 (여행) 규제와 경보를 조기에 해제할 가능성에 대해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대구에 대해서는 최고 등급인 4단계(여행 금지)로 지정한 상태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역에 4단계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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