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가 코로나19의 대유행(판데믹)을 대비해 현재 슈퍼전파 진앙으로 꼽히는 신천지 교인은 물론, 전체 국민에게 자기 위생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재강조했다.
방대본은 판데믹 대비를 위해 기존 연구개발(R&D) 지원에 더해 총 4개 분야 지원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연결 고리를 제대로 찾기 힘든 지역사회 전파 경로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사"라며 "이제는 미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오는 등 각 나라별로 (코로나19 감염이) 전국적 유행으로 가느냐 마느냐는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앞으로 타 지역(외국) 유행 상황과 전파 상황을 면밀히 보면서 개별 발생 사안을 분석해 향후 시나리오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특히 개인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방대본은 매일 정례 브리핑마다 개인 위생 관리 지침을 준수해달라고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권 부본부장은 "여러 논문에서 나왔듯, (감염자로부터) 2미터가량만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나에게 닿을 루트는 오직 손뿐"이라며 "(감염된) 손을 나의 눈, 코, 잎에 가져갔을 때 감염될 수 있으므로 손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렇게 전파 고리를 끊어나가면 유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신천지 신도는 물론, 일반 국민도 불필요한 다중 집회나 타인과의 만남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소셜 디스턴싱(social distancing)을 당분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한 분은 타인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외출하지 말아 달라"며 "더불어 기침 예절 준수, 손 씻기 등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국민 개개인의 행동이 하나 둘 쌓이면 전체 유행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당초 올 겨울 유행이 예상된 인플루엔자도 예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였다"며 "개인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 신종플루의 확산 사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근거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열흘 안에 절정에 달하리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방대본은 아직 그 같은 시나리오를 갖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한국의 역학적 유행곡선을 해석하는 데는 조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정 코어그룹(신천지)의 집단적 효과가 워낙 컸기 때문"이라며 "(신천지와 같이) 유행을 활성화하는 중심 집단을 하루빨리 찾아내고, 이를 통해 다른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지역사회 전파 경로를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밝혔듯, 전 세계 모든 보건 담당 기관은 일단 마음 속으로 판데믹을 각오해야 한다"며 "(한국의 방역당국 역시) 판데믹이 오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마스크 대란 사례에서 보듯 전체 국민 한 분 한 분이 경각심을 갖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계시고 한국의 검사 능력이 탁월하다"며 "웬만한 감염자, 접촉자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최선을 다해 방어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유행으로 번질 상황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다짐했다.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질본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긴급연구과제 공모에 나섰다. 기존 실시하던 바이러스 분양에 더해 신속한 진단 시약 개발,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효능 분석, 역학적 특성 파악을 위한 접촉자 혈청 연구, 백신 후보물질 개발 등 4개 분야에 10억 원 규모의 지원이 이어진다. 자세한 사항은 질본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는 여태 브리핑을 담당하던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을 대신해 권 부본부장이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 본부장은 평소와 같이 오전 일정을 소화했으나, 오후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브리핑에 불참했다.
권 부본부장은 "앞으로도 브리퍼를 조금 더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022명으로 전날에 비해 427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1983명이 격리됐고 26명은 격리 해제됐으며 13명이 사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 131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대부분이 신천지 관계자), 경북에서 394명이 발생했다. 서울(62명), 부산(63명), 경기(66명), 경남(46명)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확진자 중 산소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기타 산소 포화도가 낮은 등의 중증 환자는 6명이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기관삽관에 의존하는 등 자가 호흡이 어려운 위중한 환자는 10명이다. 중증 환자 수가 줄어들었으나 위중 환자가 늘어나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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