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 "한국 노동자들 무급휴직 대비하라" 통첩

노조위원장 만난 미군, 임금 볼모로 방위비 인상 압박

주한미군이 주한미군 내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를 또 다시 거론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볼모로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주한미군사령부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참모장인 스티븐 윌리엄스 소장이 최응식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이 자리에서 최응식 위원장에게 "(한국인 노동자의 임금으로)할당된 자금은 3월 31일에는 고갈될 것이며,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없다면 주한미군은 자금을 모두 소진하게 되어 잠정적인 무급휴직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이어 "윌리엄스 소장은 금일 만남에서 주한미군은 충실하고 헌신적인 한국인 직원들이 소중하다고 말하며, 잠정적인 무급휴직은 주한미군과 한국인 직원들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한미군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윌리엄스 소장은 주한미군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일부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협상 결과에 관심이 많고 신속하게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며 "주한미군은 잠정적 무급휴직 과정과 관련한 최신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투명성을 유지하고 한국인 직원들과 소통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29일 주한미군사령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방위금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주한미군사령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2020년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60일 전 사전 통보를 오늘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큰 틀에서의 합의가 있었냐는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말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면서 "다만 조기 타결 가능성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 폭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냐는 천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이 가장 큰 쟁점"이라며 "기존의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틀 내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인상 수준을 낮출 가능성이 있냐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강 장관은 "6번의 협상 동안 미측으로부터 한 번의 숫자 조정이 있었고, 그래서 앞으로도 조정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적 전망을 할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협상팀이 만나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 마지노선으로 정한 시기가 있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4월이 하나의 시한점이기 때문에 조기 타결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만약 타결이 안될 경우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대신에 무기 구매를 제안했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우리의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계획을 설명한 것이지, SMA 틀 안에서 패키지 중 하나의 요소로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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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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