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3일 본격 시작...민주당 주요 후보 장단점은?

[2020년 美 대선 읽기] 민주당의 고민, 트럼프 이길 자 누구냐?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경선)를 시작으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 시작된다.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경선 초반 결과가 다른 지역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구도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공화당은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적하는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후보가 확정돼 있다. 유일한 변수는 현재 상원에서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이다. 하지만 여당인 공화당은 다수당(53석)이라는 사실을 활용해 서둘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이다.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해임되기 위해선 67명(의석수의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두드러지는 후보가 없다. 보수적으로 보자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3강 구도, 더 넓게 보면,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밴드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까지 포함한 5명까지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부동층을 끌어들여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왼쪽부터 엘리자베스 워런,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피트 부티지지,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 ⓒCNN화면 캡처

아래는 3일 아이오와, 11일 뉴햄프셔에서 있을 경선에서 상위 그룹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후보 5명의 장점과 약점 등을 비교한 표이다.


<표. 민주당 주요 대선 경선 후보 비교>

전체 지지율은 바이든, 아이오와-뉴햄프셔는 샌더스가 강세

가장 최근 있었던 민주당 당원들을 상대로한 여론조사(먼머스 대학교 조사, 1월 29일 결과 발표)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후보는 바이든(23%)이다. 샌더스 후보가 21%로 2위, 부티지지 후보가 3위(16%)를 기록했고, 워런 후보가 15%, 클로버사 후보가 10%로 그 뒤를 이었다.

아이오와 지역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바로가기), 1월 30일 기준)는 샌더스가 1위(23.2%), 바이든이 2위(20.2%)를 기록했다. 3위는 부티지지(15.8%), 4위는 워런(14.6%), 5위는 클로버샤(9.6%)로 나타났다.

뉴햄프셔 지역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에서도 샌더스가 26.3%로 1위, 바이든은 16.8%로 2위였고 부티지지(14.8%), 워런(13.5%), 클로버샤(6.8%) 순이었다.

샌더스 후보가 초반 경선 지역인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는 바이든 후보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초반에 패하더라도 네바다 코커스(2월 22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월 29일)에서 승리를 한 뒤, 14개주에서 한꺼번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3월 3일) 프라이머리(경선)에서 판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580억불 '슈퍼 리치' 블룸버그의 대선 성적표는?


▲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연합뉴스
가장 늦게 대선 출마 입장을 정리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리얼 클리어 폴리틱스, 1월 30일 기준)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4위(8.5%)를 차지했다. 그를 앞서가는 후보들은 1위 바이든(28.8%), 2위 샌더스(22.5%), 3위 워런(14.1%)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2월 경선은 건너 뛰고 슈퍼 화요일 경선부터 참여할 전망이다. 초기 4개주에 배당된 대의원 숫자가 많지 않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는 샌더스, 나머지 지역에서는 바이든이 강세를 보이는 등 특정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말할 만큼 스스로를 '트럼프 대항마'로 자리매김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9번째, 전세계에서 14번째 부호로 꼽히는 그는 기업가로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훨씬 성공한 인물이다. 추정 자산이 580억 달러(69조 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추정자산 3조 원)의 20배에 달한다. 또 부동산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금수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TV 광고, 유튜브 광고 등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쏟아내면서 여론을 공략하고 있다. 또 현재 정치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이 되고 난 뒤 연봉도 1만 불만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강한 재력은 그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이다. 전통적으로 중산층,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대선 후보로 '슈퍼 리치'를 내세우는 것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당원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내달 14일이면 78세가 되는 고령의 나이도 약점 중 하나다. 샌더스, 블룸버그, 바이든, 트럼프(73세), 워런(70세) 후보가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70대 후보들이다.


2002년 이후 뉴욕시장을 3번이나 역임한 그는 행정가로서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뉴욕을 다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심 검문(stop and frisk)' 등 과도한 정책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불심 검문은 인권 침해와 유색인종에 치우쳐진 검문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또 원래 공화당 후보로 뉴욕시장에 당선됐다가 당적을 옮긴 것(민주당 이후엔 무소속)도 약점이다.

* 용어 설명

- 코커스(caucus) : 각 정당이 주관하는 경선으로, 등록된 당원만 참가할 수 있다. 인디언 부족회의에서 이름을 따왔다. 개개인이 직접 투표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별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논의를 통해 지지 후보를 정한다. 정해진 장소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를 표명한 대의원들이 참가자들을 불러모으고, 이 참가자 수를 집계해 선거사무소에 등록한다. 지지율에 따라 대의원 수를 배분한다.


- 프라이머리(primary) : 주 정부가 주관하는 경선으로, 당원 혹은 유권자가 익명으로 개별 투표하는 방식이다. 소속 정당과 상관 없이 등록 유권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과 특정 정당 소속 당원만 참여하는 폐쇄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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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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