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3년, 동료들은 여전히 차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정규직 전환 직종 차별 시정 요구

구의역 김 군의 동료들이 정규직 전환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호봉 승급에 대한 노사 합의를 어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환 직종을 차별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은 김 군의 동료들이 하청업체에서 무기업무직으로 직영 전환된 지 3년이 되는 날이자 노사 합의에 따라 김 군의 동료들이 7급보에서 7급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날이었다"며 "서울교통공사가 노사합의와는 달리 3개월의 견습 기간 때문에 7급으로의 전환일도 3개월 미루겠다는 치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이외에도 전환 직종이라는 이유로 이들이 겪고 있는 차별은 차고 넘친다"며 "공사는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공로연수를 지급하고 있는데 정규직 전환 이후 유일하게 식당 조리원에게만 공로연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기존 교대 분야 근무 직원은 4조 2교대로 근무하는 반면 전환 직종은 3조 2교대를 하고 있으며, 기존 직원에게는 추가 휴일을 지급하지만 전환 직종에게는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최용락)

구의역 김 군과 같은 스크린도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임선재 PSD지회 지회장은 "기존 정규직원이 수습 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받는 것과는 달리 전환 직종은 3개월의 견습 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 당시 기존 경력마저 포기하고 있지도 않았던 7급보 신설도 받아들이면서 '3년이 지나면 7급으로 승급하겠다'던 약속을 믿었지만 서울교통공사가 그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범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통합을 시도했지만, 이후 기존 직원과 전환 직원을 건건이 차별해 사기를 저하하고 어떻게든 따로따로 통치하려는 권력형 경영을 하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철학이 노동존중 특별시를 만드는 것이라면 노동의 가치가 차별받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의 현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 5월 구의역 김 군 사망 사고 이후 같은 해 9월 용역업체 소속이던 스크린도어 정비사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서울교통공사가 2019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후 3년 만에 스크린도어 하루 평균 고장 건수는 9.3건에서 2.2건으로 68% 감소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서울시의 산하기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식당 조리원, 전동차 순찰 업무 등을 맡는 보안관 등 무기계약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노동조합은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현장에서 지속되는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 문제와 관련된 인력 충원도 요구하고 있다. 유성권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쟁의지도국장은 "현재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 등에서 휴가 등을 이유로 대체인력 투입 필요가 발생해도 공사는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지난 5일 79.3%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동조합은 전환 직종 차별, 안전 인력 확충 등에 대한 서울교통공사의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10월에는 파업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