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단식, 함께하는 여러분이 희망이고 등대"

단식 42일차 김수억 지회장 동조 단식에 비정규직 노동자들 참여

1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종교인들이 8일로 42일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과 하루 동조단식을 진행했다. 김 지회장은 고용노동부가 대법원 판단대로 불법파견 시정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010년 대법원의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을 시작으로 총 11차례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았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100인단'은 이날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1일 단식에 돌입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이야기마당을 진행했다. 이날 동조단식에는 대학병원비정규직, 학교비정규직, 철도비정규직, 가스공사비정규직, 공공비정규직, 특수고용사업장(대리운전, 학습지, 퀵서비스 등), 제조업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 150여 명이 참여했다.

자연히 이야기마당에서는 여러 비정규직 노조의 '같지만 다른' 이야기가 쏟아졌다. 지난 29일 대법원으로부터 직고용 판결을 받은 톨게이트 노조의 경우, 사용자 측인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아직 이렇다 할 약속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그간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직고용'을 제시해왔다.

▲8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42일째 단식을 맞고 있는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과 연대하는 동조단식이 열렸다. ⓒ프레시안(조성은)

박순향 부지부장은 "1500명이 해고당한 후 300여 명이 직접고용 판결을 받았다"며 "내일(9일) 도로공사의 입장발표가 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모든 비정규직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작년 7월 21일, KTX 해고 승무원들은 경력직 특별채용 방식으로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코레일과 합의하면서 파업 12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해고 승무원들이 일하게 된 분야는 승무 분야가 아닌 역무 분야였다. 해고 승무원들이 애초 요구해온 '정규직 직접 고용 복직'은 이뤄졌으나 'KTX 승무원'으로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서재유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장은 "역 출입구부터 만나는 거의 모든 직원은 각기 다른 회사의 비정규직"이라며 "경비원들은 코레일테크, 역무원은 코레일네트웍스, 승무원은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인 식이다"라고 말했다.

서 지부장은 "KTX 해고 승무원들이 복직을 했지만 이들이 직접고용된 과정은 특채"라며 "승무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동조단식에는 태안화력발전의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함께했다. 김 씨는 "제가 싸우는 이유는 억울한 죽음과 비참한 현실을 막기 위해서"라며 "아이를 잃고 밥도 넘어가지 않지만 싸우기 위해서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김수억 지회장이 자기 몸을 태워가며 단식을 하는 마음을 잘 알지만 끝까지 싸우려면 몸부터 챙겨야 한다"며 김 지회장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김수억 지회장은 "캐노피에 올라간 톨게이트 노조, 고공에서 단식중인 김용희 노동자, 영남대 의료원 노동자들 모두 함께하고 있다"며 "함께하는 여러분들이 희망이고 등대"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동조단식 중인 비정규직 노조와 시민사회 단체 ⓒ프레시안(조성은)


▲8일 동조단식을 마치며 마무리 인사를 하는 김수억 지회장 ⓒ프레시안(조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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