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설명회 개최…한국 등 22개국 참석

한국 우려하는 오염수 처리 방법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4일 도쿄 주재 외교관들을 외무성 청사로 초청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 현황 등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 외교관들을 불러 후쿠시마 원전 관련 설명회를 연 것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총 27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일본 정부는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계속 늘고 있는 '처리수' 처분 방법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8월 9일 열린 정부 소위위원회 논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처리수 처리는 풍평(風評·소문) 관점 등에서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를 포함한 복수의 정화설비로 처리한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8월 열린 정부 소위에 제1원전 부지 내의 처리수 저장 탱크가 오는 2022년 여름쯤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했다.

교도통신은 "오늘 설명회에서 소위의 결정 시기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해양 방출에 대한 우려와 항의 등의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결정 시기와 관련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소위가 결론을 정리한 후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정부가 최종적인 처분 방침을 정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하면서 발생한 '처리수'에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라이튬)가 포함돼 있다.

도쿄전력은 '처리수'의 90%는 인체에 해가 없다면서 바다에 방류하길 바라지만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과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거세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처리수'는 올 1월 24일 기준으로 탱크 947기에 112만t 규모로 불어났고, 1천~1천200t 크기인 탱크 1기는 7~10일이면 차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도쿄전력은 일단 2020년까지 약 137만t 저장용량으로 오염수 저장 탱크를 증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발전소 남쪽 부지를 덮고 있는 '처리수' 저장 공간을 줄여야 앞으로 본격화할 폐로 작업에 필요한 작업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전문가 소위에 맡겨 오염수 처리 방법을 모색해 왔지만, 아직도 결론은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지난 8월 초 '이코노미스트' 기고글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향후 처리계획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설명회의 시작 부분을 이례적으로 보도진에 공개했다.

일본 외무성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상황 정보를 도쿄 주재 외교단에 계속 제공해 왔고, 이번이 103번째 설명회"라며 "후쿠시마 원전 상황 정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고 정중하게 설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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