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공고와 대구교육청은 대체 무슨 관계?

[영남공고, 조폭인가 학교인가] 교육청의 자기 식구 감싸기?

수업하는 여성 교사를 불러내 장학관에게 술을 따르도록 한 '허선윤 영남공고 이사장-이상석 교장'의 문제 행동을 대구시교육청이 작년에 인지하고도 감사를 하지 않는 등 관련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선윤 이사장-이상석 교장'의 술접대 강요는 여성 교사의 인권과 노동권,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한 행위여서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술접대 받은 인물이 김규욱 대구교육청 장학관(현 달서공고 교장)이어서 교육청이 자기 식구를 감싸고, 사립학교와의 유착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남공고 교사들은 "김규욱 장학관 대상 술접대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여성 교사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고 증언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듯하다. 술접대 피해자인 여성 교사는 교육청의 무대응으로 '2차 피해'를 겪었다고 밝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2018년 5월부터 7월까지 영남공고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했다. 학교의 여러 교사들이 성적 조작, 채용 비리를 비롯해 허선윤 이사장의 학내 갑질 등을 지속적으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셜록

술접대 피해자인 권정은(가명) 영남공고 교사는 최근 <셜록>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작년 감사 때 교육청 감사팀에게 다 말했습니다. 허선윤 이사장이 교사 연애 금지, 산행 모임 강요 등 갑질을 하고 교육 문제에도 관여한다구요. 그때 장문의 진술서도 써서 냈는데, 거기에 분명히 '김규욱 장학관 술접대' 문제를 적었습니다."

이어 권 교사는 "진술서를 낸 뒤에 감사팀의 요청으로 따로 2~3시간 진술을 했다"며 "그때 분명히 내 입으로도 '김규욱 술접대'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감사팀이 내린 결론은 초라했다. 여러 비리, 갑질 의혹에 대해 교육청은 '무혐의'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규욱 장학관 술접대 문제는 감사 대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당시 감사를 진행한 대구시교육청 A 씨는 <셜록>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규욱 장학관 술접대 관련) 구체적인 증빙 자료를 주고, 신빙성이 있었다면 조사를 했을 겁니다. (술접대 피해 여성 교사의) 말 한마디 듣고 (감사를) 어떻게…."

▲ 해당 진술서 내용. ⓒ셜록

증거 자료가 없어서 감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 거짓말이다. 권정은 교사는 대구교육청의 부실 감사를 우려해 자신이 쓴 진술서를 사진으로 남겼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다.

"김규욱 장학관이 우리 학교 담당 장학관일 때 방과후 수업중이던 저와 OOO교사를 수업도 끝나기 전에 OO식당으로 불러 술을 따르고 접대하도록 지시함. 당시 수업료를 받는 방과후 수업이었으나 평소보다 30분 수업을 일찍 마치고 급하게 식당으로 불려감. 김규욱 아들 김OO이 현재 본교 행정실에서 근무 중임."

권 교사는 말 한마디만 한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적었다. 그럼에도 대구시교육청 감사팀은 관련 내용을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작년 감사 때 대구시교육청 쪽에서 '사안이 너무 많고, 방대하니 큰 것만 진행하자'는 취지로 말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이 사람들이 문제를 제대로 밝힐 의지가 별로 없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최근 <셜록>과의 인터뷰에서 '김규욱 장학관 술접대' 문제는 작년에 인지했다는 걸 인정했다.

▲개표방송 당시 강은희 후보 캠프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허선윤 이사장. ⓒ셜록

영남공고에서 근무하는 A교사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허선윤 이사장의 유착을 강하게 제기했다.

"작년 지방 선거 시작 때부터 허선윤 이사장은 강은희 후보와 함께 했습니다. 허 이사장이 강은희 후보 캠프에서 개표방송도 지켜봤는데요. 그때가 어느 시점인지 아십니까?"

A교사의 말대로 허선윤 이사장은 2018년 지방선거 개표 때 강은희 후보 캠프에 있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둘이 같은 공간에서 개표방송 볼 때가 영남공고 감사기간이었습니다.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탄식했습니다. '이번 감사는 엉망으로 끝나겠구나'라구요."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셜록>에 "작년 감사에 문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김규욱 장학관 술접대 문제가 제기되자 "다시 감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박근혜 정권 때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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