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청소업체, 노조 탈퇴 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공공운수 서울노조 "민주노총 조합원, 집단적 따돌림"

특정 노동조합 조합원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담당하는 청소용역업체가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들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을 통해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 의료연대본부는 3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가BM이라는 청소용역업체가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힘든 업무 집중 배치, 퇴사 강요, 감시와 트집 잡기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금이라도 특별 근로감독을 통해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부는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이전에는 돌아가면서 하던 병원 내 감염박스, 쓰레기 운반업무 등 힘든 업무에 지금은 민주노총 조합원만 배치하고 있다"며 "해당 업무를 맡아 수행하던 노동자 전원에게서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했고 1명은 병가 후 퇴사까지 했는데도 회사가 순환근무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부는 고려대병원도 언급하며 "다른 노조를 탈퇴해 우리 지부에 가입한 조합원에게 다른 노조 조합원과 현장소장이 '우리가 탄원서를 썼으니 같이 일할 수 없다', '망신당하지 말고 그냥 사표 써라'고 말하는 등 퇴사를 강요하고 회유하고 있다"며 "사측과 다른 노조가 합심해 직장 내 괴롭힘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연대본부 민들레분회 조합원들이 청소 물품 지급을 요구해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청소 상태가 불량해지고 민원이 발생하는데도 회사는 무조건 지급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부와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이 같은 사례를 모아 노동부에 특별 근로감독 청원을 접수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을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 매뉴얼의 '상황별 행위 예시'를 보면. 폭언, 폭행, 집단적 따돌림은 물론 과도한 업무 부여나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 등도 직장 내 괴롭힘에 포함된다.


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을 앞두고 6월 5일 발표한 '갑질 근절 추진방안'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 근로조건 전반에 관하여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9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청소·경비·시설 관리 노동자의 직장 내 괴롭힌 실태'를 보면, 해당 업체가 청소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고려대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의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은 평균 2.2를 상회하는 4.11과 4로 측정됐다. 조사대상 23개 기관 중 각각 3위와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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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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