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넘겨 일하다 뇌출혈…법원 '산재 인정'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 질환 악화,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

법원이 민원업무와 행사·매장기획 등 지나치게 많은 업무를 떠안으며 법정 근로시간인 주당 52시간 이상 일하다 쓰러진 마트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김정진 판사는 마트 직원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한 마트에서 자신의 일인 물류행사 외에도 민원업무와 행사·매장기획 등을 떠맡았다. 1년여 뒤인 2015년 11월 9일 A씨가 출근하지 않자, 회사 동료가 A씨를 찾아나섰고, 집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했다.

A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를 한 데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 질환인 고혈압 등이 악화해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A씨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A씨는 뇌출혈 발병 전 12주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했다. 특히 발병 직전 1주일간 업무시간은 53시간 6분이었다. 발병 6개월 전에는 행사 및 매장기획, 문화센터 운영팀장이 퇴사하면서 공산품 관리 업무까지 담당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그 업무까지 수행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9월 이후 추석 행사와 김장 행사가 이어져 A씨의 업무가 더 가중됐을 것"이라며 "특히 쓰러진 날에는 김장 행사에 사용할 절임 배추가 입고될 예정이라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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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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