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 발견됐다

사고 해역 수색 약 이틀만에 조타실·블랙박스 찾아내

지난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던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2년동안 밝혀지지 않은 침몰 당시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심해 수색을 진행 중인 '오션 인피니티'사의 수색 선박 '씨베드 컨스트럭트'호는 지난 17일 오전 0시 57분(현지 시각)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교(조타실)를 발견했고 이어 같은 날 2시 17분 블랙박스라고 볼 수 있는 항해 기록 저장 장치(VDR)를 발견해 이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선교와 블랙박스가 발견된 지점은 사고 해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발견 지점이 (스텔라데이지호의) 조난 신호 발신 지역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해수부 관계자는 VDR에 날짜와 시간, GPS에 기반한 선박 위치, 속력, 방위, 조타실 내 녹음, 통신 등이 저장돼있다면서 "선박의 운항 정보를 분석해 기상 상태와 연계, 운항의 적정성 등을 평가할 수 있고 사고 당시 선박 상태나 선박 손상 여부 등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장치는 특수 용액에 담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17일 발견된 스텔라데이지호의 VDR ⓒ외교부

VDR의 내용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분석에는) 짧게는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음질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수색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4일 오전부터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사고 추정 위치를 중심으로 가로 55km, 세로 23km의 직사각형 형태의 해역에 저주파를 쏘면서 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작업을 통해 약 이틀만에 선교와 블랙박스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심해 수색을 통해 블랙박스를 수거한 경우는 저희가 알기로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다.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수색에서 인명과 관련한 물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선체 본체와 미확인 구명벌 등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함께, 수중 촬영을 통해 선체 상태를 확인하고 3D 모자이크 영상 재현 등을 위해 심해 수색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스텔라데이지호의 조타실 측면부 ⓒ외교부

앞서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도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을 포함해 22명은 실종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심해 수색을 위해 미국 업체인 '오션 인피니티'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해 현재 해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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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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