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 '잘못된 화물적재'와 '균열 방치'

부산지검·해경, 선사 측 관리소홀로 결론 대표이사 등 12명 기소

지난해 철광석 26만t을 싣고 남대서양을 항해하다 침몰하면서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건'의 원인이 잘못된 화물 적재 방식과 균열 방치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검과 부산해양경찰서는 선박안전법위반, 배임수증재,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폴라리스 쉬핑 선사 해사본부장 A모(60) 씨를 구속기소 하고 같은 혐의로 선사 대표이사 B모(64) 씨 등 1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후 1시 20분(한국시각 오후 11시 20분)쯤 브라질 구아이바항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 칭다오항으로 항해하던 스텔라데이지호(14만8341t급)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4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중 22명이 실종되고 필리핀인 2명만 구조됐다. 선장은 침몰 직전 선사직원에게 "긴급 상황입니다. 본선 2번 포트 물이. 샙니ㅏ 포트 쪽으로 긴급게 ㄱ울고 ㅣㅆ습니다"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부산지검

검찰과 해경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09년 유조선에서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할 당시 복원성 유지를 위해 각 화물창에 철광석 등 화물을 균등하게 적재한 상태로 운항하는 조건으로 설계가 승인됐다.

특히 철광석의 경우 물이나 기타 다른 화물에 비해 중량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화물을 적재하고 내리는 방법이나 순서가 매우 중요하고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길이 314m에 이르는 거대선박은 특정 화물창에만 화물을 적재할 경우 그 부분에 과도한 부하가 작용해 침몰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선사 측은 균일적재가 아닌 일부 화물창에만 짐을 싣는 격창적재의 방법으로 스텔라데이지호를 운항했고 자신의 보유한 다른 개조선 18척도 마찬가지로 균일적재 운항으로 승인받았음에도 격창적재 상태로 운행해오고 있었다.

격창적재 상태로 운항할 경우 특정 화물창에 중력이 더욱 집중되고 비어 있는 화물창은 부력이 더 강하게 작용되면서 상반되는 힘으로 인해 배의 균형을 비틀리게 하고 결국에는 균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세월호 사건 이후 선사 내부적으로도 설계승인과 다른 격창적재 운항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추가 선체강도 평가와 내부 강재 보강이 필요하다는 한국선급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수리비, 수리기간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없이 불법 운항을 계속해왔다.


▲ 격창적재로 인한 중력과 부력 작용 모습. ⓒ부산지검

게다가 스텔라데이지호는 대형 선박임에도 선체 외판의 두께가 2cm에 불과해 부식에 취약했고 잘못된 화물적재 방식과 관리소홀 등으로 지난 2016년 5월에는 탱크 4번에서 3번 방향으로 횡격벽의 아랫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형태의 변형이 발생하게 됐다.

선사는 이를 확인한 후에도 3개월가량을 그대로 더 운항했고 정밀한 계측과 검사가 필요하다는 외부 검사업체 의견을 무시한 채 변형된 격벽 수리만을 간단히 하고 해양수산부에 이 문제를 신고하지도 않았다.

해수부에 신고하면 즉시 공무원의 사실관계 확인 및 해당 결함 시정 시까지 출항 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땜질식 조치만 진행한 것이다.

특히 격창적재 허용이 되지 않은 스텔라데이지호 등 개조선들을 조선소에서 수리하게 되면 비용이 한 척당 4억원 정도가 발생하고 수리기간 동안 운항할 수 없게 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스텔라데이지호 선체 사진촬영 및 분석 등 심해수색 작업 완료 시 그 결과를 토대로 선체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 관련에 대한 혐의도 철저하게 수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위해 미국 'Ocean Infinity'사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심해수색 선박은 지난 8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을 출항해 오는 14일 전후 사고 현장에 도착한 다음 1차 수색을 실시하는 등 총 25일간 실종자 수색과 침몰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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