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1일 공개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국 체육의 대표적인 적폐로 떠오른 폭력·성폭력·폭언 징계건수는 124건이었고, 이 중 성폭력 징계 건은 16건이었다.
지도자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도 2건이나 나와 충격을 던졌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 사건으로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성폭력과 관련해 가장 많은 5건의 징계를 받았다.
시간 가해자 5명 중 4명은 빙상계에서 영구제명됐고, 1명은 자격정지 3년을 받았다.
전체로 볼 때 가장 많은 징계를 받은 종목 단체는 대한축구협회(53건)였고, 빙상연맹(8건)과 대한복싱협회(7건)가 뒤를 이었다.
김 의원 측은 체육계 폭력·성폭력·폭언이 지도자와 선수 사이는 물론 선수 간, 선수와 심판 간에도 벌어졌고, 초등학교부터 국가대표까지 모든 연령대 팀의 훈련과 대회 기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대한볼링협회 소속의 한 고교 코치는 전지훈련과 대회 기간 제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해 영구제명 됐다. 대한테니스협회 소속 한 초등학교 코치는 과거 제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했던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제명됐다.
대한스키협회 소속 국가대표 선수 2명은 국제 대회 기간 술을 마신 뒤 동료 선수를 폭행·추행해 영구제명 됐다.
김 의원은 그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구타·성폭행이 만연했다며 폭행과 성추행으로 2015년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고도 지난해 대한수영연맹 지도자 위원으로 임명된 전 대표팀 코치, 폭력 등으로 자격정지 3년 중징계를 받고도 징계가 끝나기도 전에 지난해 학교로 돌아온 충남대 배구 선수 3명의 사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체육단체가 비리나 폭력 등을 이유로 860건의 징계를 내렸으나, 징계 중 복직이나 재취업이 24건, 징계 후 복직이나 재취업이 299건으로 집계됐다며 엄벌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선수와 지도자 등 체육계 전반에 만연한 폭력·성폭력 행위를 이제는 근절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체육계의 폐쇄적인 구조를 없애고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폐쇄적인 구조 탓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더 많고,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만큼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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