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靑수석 "선거제는 국회 영역, 대통령 나서는 건…"

단식 7일차 손학규·이정미…청와대도 한국당도 응답없는 위로만

선거제도 개혁 촉구 단식농성 7일차를 맞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여야 인사들이 연달아 찾았지만 의견 일치에 이르지 못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나경원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농성장을 방문했다.

한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나경원 원내대표 취임 인사차 국회에 왔다가 손 대표의 농성장을 찾았다. 한 수석이 손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며 인사를 건네자 손 대표는 "나는 건강하다. 1주일 됐는데 앉아있지 않느냐"며 "민주당과 한국당,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그마한 자극이라도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손 대표는 "끝까지 버텨 보고 쓰러지면 쓰러지는 것이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수석은 "대통령도 손 대표 말씀처럼 권역별 비례대표제, 비례성 강화 (입장을) 선거 때도 말했고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案)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안'이라고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말씀했다"며 "국회에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합의안이 나오면 함께 설득할 의사도 있다. 빨리 좋은 안들이 나오면 (대통령이)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국회 차원에서 합의안을 내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의 말이었다.

한 수석은 손 대표와 만난 후에는 바로 옆자리에서 역시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대표와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정치 구조를 대승적 관점에서 변화시켜야 한다"며 "국회 안에서는 해결이 잘 안 된다. 집권 여당 내에서도 딴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통령이 민주당·한국당 지도부를 만나 설득해 달라"고 5당 대표 초청 회동 등 청와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한 수석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선거제도 관련 논의를 하는 게 적합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선을 그었다. 한 수석은 두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사실 오늘은 한국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돼서 (국회에) 왔다가 찾아뵙는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왔다"며 "대통령께 보고드리고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 (돌아가서) '뵙고 왔다'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 수석은 "선거제는 사실 여야가 모여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의 산물로 나오는 국회에서의 영역"이라며 "합의안이 나와서 대통령도 좋은 안이라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국민 설득할 의사가 있다. 빨리 좋은 안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야3당이 요구하는 대통령-5당대표 회동에 대해선 "(대통령이) 대표들을 모시고 제도 관련 논의를 한다는게 과연 적합한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한편 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도 이날 로텐더홀 농성장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가 건강 인사를 건네자 손 대표는 "괜찮은데 어떻게 악화될지 모른다. 악화되기 전에 나 원내대표가 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나 "사실 저희가 선거제도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해본 적이 없다"며 "빨리 당내 의총을 열어서 의견을 취합해 당론을 결정하고 적극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손 대표는 이에 "그거 가지고는 안 된다"며 "한국당도 촛불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권력구조와 연관돼 있다"며 "당론 수렴 과정을 거쳐서 손 대표가 말씀한 정치 발전, 지역구도 타파가 될 수 있도록…(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너무 오래 끌면 나는 못 볼 것"이라고 재차 압박으로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정미 대표와도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는데, 다만 이 대표가 '거대 양당'이라는 표현을 쓰자 "자꾸 거대 양당이라고 하시는데 저희도 소수 야당"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후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방문,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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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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