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마트폰 사용 관리의 기준은?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⑱] 아이 스마트폰 사용, '이만큼만' 간섭하라

스마트폰은 일상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가족관계, 특히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스마트폰의 비중은 크다. 전차나 버스, 또는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도록 하는 경우는 흔히 목격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과학자가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주-1>.

연구팀은 55명의 어머니가 1~2명의 자녀와 함께 번화가 식당에서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관찰했다. 관찰 주제는 가족이 스마트폰을 얼마나 열심히 사용하는지와 어머니와 자녀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주고받았는지 등이다. 관찰 결과, 아이가 스마트폰을 쉽게 접할수록 다른 상호작용이나 활동은 하지 않았다.

관찰 결과 어머니 40명은 식사 도중 스마트폰을 사용했으며, 사용하는 동안 어머니 일부는 자녀와 어떤 상호 관계도 맺지 않았다. 나머지 15명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의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었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사용치 않았다. 연구팀은 관찰 결과를 분석한 뒤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전자기기는 어린이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만큼, 부모가 식사중이거나 차량 탑승 시 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해 조용하게 있도록 만드는 장난감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어린이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스크린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말하기, 부모와 같이 놀기 등을 못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부모는 자녀가 전자기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염려하는 한편, 자녀가 첨단 기술에 무지하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지도 동시에 걱정한다. 미국에서 2018년 1월 18살 이하 청소년의 부모 1024명을 대상으로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중독되었느냐고 질문하자 47%의 부모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32%는 부모 자신들도 마찬가지라고 답변했다. 전자 기기 중독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한데, 그 이유는 어린이들이 전자기기 콘텐츠의 유혹을 뿌리치기기 어려워 스크린 중독에 더 쉽게 걸리기 때문으로 밝혀졌다<주 –2>.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어린이들은 각종 전자 미디어와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 이런 현실을 전제로 한 스크린 리터러시 확립이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리사 건지(Lisa Guernsey)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이 전자 미디어를 사용할 경우 주의 사항을 연령별로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주-3>.

<취학 전 아동> 어린이는 스마트폰 등 전자 스크린 미디어에 금방 익숙해져서 혼자 조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어린이가 전자 기기를 혼자 가지고 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보호자가 옆에서 미디어 사용 시간과 그 내용 등에 관해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 보호자는 아이가 전자기기 대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나 게임을 골라주고, 같이 읽어주는 등의 방식으로 도와준다.

<5~9살>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면 교육용 전자기기를 자주 접하게 되고 그에 따라 여러 종류의 전자 스크린 기기를 활용하게 된다. 동시에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게임이나 온라인 활동 등을 배운다. 보호자는 자녀가 디지털과 관련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주고 조언해준다. 보호자는 자녀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도해, 아이가 유해한 사이트 등을 멀리하도록 도와준다. 자녀들이 언제고 유해 콘텐츠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보호자는 유의해야 한다.

<10~12살> 십대 초반의 자녀는 부모들이 설정한 디지털 기기 이용의 한계를 벗어나려 시도하는데, 특히 주변 친구들의 영향이 크다. 부모는 자녀의 불만 사항을 들어주고 가정마다 서로 다른 미디어 사용 기준이 있음을 알려준다. 자녀가 관심을 갖는 콘텐츠에 부모도 관심을 갖고 같이 해보도록 시도하는 것도 유익하다. 자녀가 부모가 정해준 기준을 잘 지킬 경우 좀 더 자유롭게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청소년기> 자녀가 청소년이 되면 부모의 간섭을 싫어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려한다. 전자 미디어 사용에서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이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앱이나 음악을 다운로드 받기 위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사이버 폭력 등 인터넷 공간에서 닥치게 될 위험 등을 알려주는 한편, 학교 생활에서 고민이 있는지도 확인해 본다. 자녀가 게임이나 앱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에 대해 대화하는 등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1>https://www.ncbi.nlm.nih.gov/pubmed/24616357
<주 –2>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suffer-the-children/201803/is-your-child-addicted-mobile-devices
<주-3>http://time.com/raising-the-screen-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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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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