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6일부터 일본, 북한,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한다"며 "북한을 방문해서는 김 위원장과 면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 등을 만난다. 이튿날인 7일 평양에 들어가 당일치기 일정을 소화하고 서울로 이동해 8일까지 머물며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만난다.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확정된 자체가 지난주 유엔총회 기간 이뤄진 북미 접촉과 물밑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특히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까지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물밑 조율이 사실상 끝났다는 점을 시사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분명히 북한과의 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고, 우리는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 북한행 비행기에 올라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아름다운 편지를 보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데 대해 "정상 간 친밀한 관계는 분명히 좋은 일이며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자신의 방북을 2차 북미 정상회담 최종 조율과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그의 4차 방북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정하고 회담 결과물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나워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미공개 외교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후속 조치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북한의 비핵화 추가조치가 공식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지만 종전선언을 비핵화 조치와 맞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이와 관련, 전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종전선언을 "비핵화와 바꿀 흥정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 완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만큼, 북미가 사찰과 종전선언을 교환해 첫 발을 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나워트 대변인은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 "미국 독자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효력은 유효하다"며 "그 점에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에서 그들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일과의 조율을 통해 종전선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국에 종전선언 관련국인 중국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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