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심상정 "부동산 해법은 분양원가 공개"

"재벌 건설사 편이냐, 서민 편이냐 선택의 기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해법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주문했다. 당정청의 엇박자 속에 '핀셋' 종부세 인상과 공급 확대로 방향을 잡아가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쓴소리다.

정동영 대표는 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두 달 동안 서울 집값이 100조 원이 올랐다"며 "정부가 허둥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집값이 뛰고 불안정한 근본 원인은 투기 세력의 발호와 정부의 투기 조장에 있다"면서 "근본 대책은 분양원가 공개다. 아파트 분양원가가 이렇게 높을 이유가 없다. 이걸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할 때는 집값이 잡혀 있었다"면서 "이걸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가 풀어버렸다. 이때 천정부지로 뛰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벌 건설사는 (분양원가 공개를) 싫어한다"며 "이 정부가 재벌 건설사 편에 설 것이냐, 서민 편에 설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건설공사의 원가 공개 방침을 밝힌 점을 언급하며 "(정부가) 왜 망설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청와대 참모들과 토건 관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주장한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선 "공급 확대는 답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10년 전에 1가구 다주택자는 평균 3채를 보유했는데, 10년 지나고 났더니 다주택자가 한 가구당 6채를 보유한 것으로 늘어났다"며 "집을 지어봐야 6채 가진 사람이 7채 갖고 8채 갖는 것"이라고 했다.

심상정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부가 원래 추진하겠다고 했던 분양원가 공개라든지 후분양제 같은 근본적인 해법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고 또 분양가 상한제도 검토한다고 했는데 아직 한 곳도 지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부동산 투기는 아주 내성이 강한 분야"라며 "미온적인 대책이나 애매한 태도로는 부동산 투기 세력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정부가 명심해야 된다"고 했다.

심 의원은 또 "금융 소득이든 부동산 소득이든 2000만 원 이상 벌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조세 형평성에 맞다"면서 "(정부가) 보유세에 아주 소극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결국 부동산 투기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전문가들이 부동산 투기에 가장 효과적인 게 보유세 인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매우 주춤거린다"고 했다.

심 의원은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를 주도해온 부동산 불패 신화를 끝내지 않고는 경제 정의 실현이 어렵고 지속 가능한 경제도 어렵다"며 정부의 적극적 대책을 촉구했다.

심 의원은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선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 정책은 해야 한다"면서도 "청년들에게 집 부담이 되지 않도록, 번 돈 전부가 전월세로 다 들어가지 않도록 평생에 걸쳐서 장기 저리로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실수요자 대책이어야 한다"고 했다.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이에 관한 입장을 묻는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질의에 '향후 검토'한다고 답했다. 다만 지난 1월 민주당 우원식 전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유세 인상과 분양원가 공개를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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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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