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화장하는 남자와 성정체성 혼란에 대해

한국당, 군 인권센터 기무사 문건 폭로에 소수자 혐오로 쟁점 전환 나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소수자 혐오 정서에 올라타며 기무사 문건 논란을 성소수자 문제로 비틀었다.

김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군인권센터라는 시민단체가 연이어 군 내부 기밀을 폭로하고 대통령은 이에 장단이라도 맞추듯 지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며 "임태훈 군인권센터장이라는 분은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자로 군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전력이 있는 임 소장은 문재인 정권과 관계를 명확히 밝히라"며 "문 정권의 군개혁에 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항을 만들어 달라"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군인권센터가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군 내부 기밀을 계속해서 폭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군사 기밀문서들이 어떻게 군인권 센터에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겠다"라고 했다.

군 인권센터 임 소장은 2000년대 초반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바 있다. 이에 기자들이 '임 소장은 성 정체성 혼란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원내대표는 "임 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입장이지만, (방송화면 속에서 임 소장이) 화장을 많이 한 모습이 잡혔다"라고 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역구에서 '반 동성애 입장'이 강력하게 지지받고 있다며 임태훈 소장에게 성 정체성을 거론한 지점에 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임 소장을 두고 방송에 화장을 엄청 하고 나왔다라는 발언을 재차 했다.

중동 건설 노동자 경험을 언급하기도 한 김 원내대표는 한국 노동자들이 중동에서 술을 직접 빚어 먹다 감옥에 가서 동성 폭력으로 몹쓸 짓을 당한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는 개인적 소회도 밝혔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만이 군개혁을 말해야 한다는 김 원내대표의 주장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여성으로서 군개혁을 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도 나왔다.


같은 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말로 간첩을 잡고 싶어 하는 전현직 기무요원들이 불합리성이 쌓이다 보니 군인권센터로 제보가 들어왔다"며 "군인권센터는 정보를 독점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군대 성추행부터 시작해서 목욕탕 관리병이 장군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하는 비합리적이고 반인권적인 제보들이 다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는 6명의 인원이 열심히 밤 9시까지 상근해서 일한다. 대표가 성적지향이 어떻냐는 제보자에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한편, 소수자 혐오 정서에 올라탄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쓴 저서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동아시아연구원 펴냄)를 언급하며 한국당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영국 보수당은 위기 때 영국 노동당보다 더 혁신적인 사회개혁 정책을 제시했다. 큰 변화를 추진하면서 보수 정당이 다시 살아났다"라며 "유권자와 국민들이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롤 모델로 삼은 영국 보수당 출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동성결혼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표명한 보수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1년 보수당 회의 연설에서 "(동성결혼은) 평등에 대한 문제임과 동시에, 헌신에 대한 문제다. 보수당은 서로를 지지하는 사회일수록 더 강한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관련기사 : 김성태 "수구냉전 틀 털어낼 것"…여야 원내대표 방미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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