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이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메시지'

삼성 직업병 노동자, KTX 승무원들을 향한 축하 인사

노회찬 의원이 직접 밝히지 못한 마지막 메시지는 10년 넘게 갈등을 이어오다 해결 실마리를 찾은 삼성 백혈병 문제와 복직 투쟁을 마감하고 정규직 복직이 이뤄진 KTX 승무원들을 향한 감사와 축하 인사였다.

23일 오전 9시 30분, 고인은 국회에서 예정된 정의당 상무위원회의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1시간 뒤인 10시 30분경 노 의원의 투신 사망 속보가 타전되기 시작했다.

정의당이 10시 10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고인이 상무위원회에서 밝히려고 미리 준비해둔 모두발언 원고가 실려있었다. 10년 넘게 끌다 비로소 낭보를 접한 삼성 직업병 문제와 KTX 승무원들 관련 입장이다.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폭로해 19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상실하는 등 시련을 겪으면서도, 노동정치와 진보정치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이 끝내 직접 읽지 못한 축하 인사다.

고인이 육성으로 밝혔어야 할 원고 내용은 이렇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KTX승무원들 역시 10여 년의 복직투쟁을 마감하고 180여 명이 코레일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입사한 뒤 정규직 전환이라는 말을 믿고 일해 왔는데 자회사로 옮기라는 지시를 듣고 싸움을 시작한 지 12년 만입니다. 오랜 기간 투쟁해 온 KTX승무원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 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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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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