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시위 앞둔 프랑스 '초긴장'…곳곳 집회 제한·루브르는 휴관

마크롱, 허가 받은 노조 외 집회 금지 방침·노란조끼 등 반발…'약탈 두려워' 상점들은 진열장에 판자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를 틈탄 약탈 및 방화 행위를 막지 못한 프랑스 당국이 24일(현지시간) 또다시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일부 지역 시위 전면 금지·제한 등 강수를 뒀다. 파리에선 상점들이 판자로 진열장을 가리고 루브르 박물관이 24일 휴관을 발표하는 등 주말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AFP> 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보면 2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허가 받은 노동조합 외 단체가 조직한 집회를 사실상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합법성을 갖추지 않은 이들이 시위를 벌이겠다고 요구할 경우 각 지역 당국이 이를 금지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에 의해 조직된 시위가 아니면 우리 할 수 있는 어디서든 이를 금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조의 시위 요구는 "법에 따라 검토"되겠지만 "도심, 사업체, 공공 건물 보호"를 위해 다른 행진 경로가 제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순위는 평온을 되찾는 것"이라며 "규칙은 간단하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 권고는 향후 며칠간 시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주말 발생한 사태 상당 부분을 약탈을 목적한 폭도들의 소행으로 돌렸지만 최악의 폭력사태는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극좌 단체의 정치적 선동 행위 탓"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곳곳에서 집회 금지 및 제한이 잇따랐다. 프랑스 제2의 도시 남부 마르세유는 "명백한 안보상 이유"로 24일 모든 집회를 금지했다. 남동부 리옹에서도 당국이 24일 "모든 집회" 금지를 선언했다.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리옹에선 지난 주말 200~300개 상점이 약탈 당하고 관광안내소에 방화로 인한 불이 났다. 그르노블, 루앙, 르아브르, 툴롱 등 다른 도시들도 도심 시위를 금지했다.

파리 경찰 24일 예정된 시위 행진이 동부 바스티유에서 시작될 순 있지만, 상점과 주요 공공건물이 위치한 도심 지역을 향하는 건 금지됐다고 밝혔다.

22일 파리에서 수백 명 규모 시위를 연 학생들은 정부 조치를 비판했다. 파리 경찰의 금지 조치를 법원이 뒤집으며 열린 이 시위에서 대학생 대표 코펠리아 모로는 "당국은 '좋은' 시위대와 '나쁜' 시위대를 구분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시위를 일절 허용하지 않으려는 정부다. 이는 집회할 권리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조끼 운동 활동가들도 정부 방침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24일 시위 예정 장소를 나타내는 온라인 지도를 운영하는 벤자민 볼은 "우린 그걸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전국학생연합(UNEF)도 24일 집회를 촉구했다.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 55만 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를 틈타 약탈과 방화 행위가 이뤄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조직적 약탈 행위로 상점 3000곳이 파괴와 절도 대상이 되고 중서부 리모주에선 시청이 불타는 등 불법 행위에 관심이 쏠리며 교육환경 및 공공서비스 개선, 물가 안정 등을 내세운 평화 시위대의 요구는 가려졌다.

지난달 중순 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한 고등학생 시위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지난 주말 노동조합, 2018년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마크롱 정권을 흔들었던 '노란조끼' 운동 등이 합류하며 대규모 대중 시위로 확산했다.

시위 인원 과소 예측 등으로 지난주 일탈 행위 대응에 실패한 프랑스 당국은 이번 주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릴, 니스 등에 제한적 통행금지 조치를 부과하기도 했다.

당국은 지난 주말 약탈 및 파괴 가담자들에 엄정 대응 중이다. 22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법무장관은 관련해 체포된 2700명 중 217명이 구금됐고 1000명 이상에 대해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 대응에도 또 다른 약탈 사태에 대비해 파리 중심가 상점들은 진열장을 판자로 가리는 등 두려움에 떨고 있다. 22일 <로이터>를 보면 프랑스 유명 의류·잡화 브랜드 에르메스는 프랑스 매장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문화부는 24일 파리 루브르 박물관 및 오르세 미술관이 휴관한다고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나무 판자로 진열장을 가린 상점 앞을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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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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