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 4곳이 법 개정으로 확대된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 기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남성 육아휴직자의 퇴직금 근속 인정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11년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23개 출연연의 인사·취업·퇴직금 규정을 분석한 결과, KIST와 대전 소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곳에서 관련 규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2월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부모가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육아휴직을 최대 1년6개월까지 허용하고, 해당 기간을 근속 기간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KIST는 2015년 퇴직금 지급 규정에 신설한 ‘남성의 육아휴직은 1년만 근속 기간에 포함한다’는 조항을 유지해왔다.
2019년 노사협약으로 육아휴직 3년 전체를 근속기간으로 인정하도록 변경했지만 해당 규정은 개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보다 퇴직금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가 남아 있었다.
KIST는 자체 노무법인 자문을 통해 해당 규정이 법정 육아휴직 확대 및 성별 균등처우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대전 소재 출연연 3곳도 일부 규정이 법 개정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질자원연은 첫째 자녀 육아휴직의 경력 인정 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고, 에너지연도 최초 1년까지만 근속 기간에 반영하도록 규정했다.
원자력연은 경력평점에는 최대 1년6개월을 반영하면서도 퇴직금 지급 규정에는 자녀당 최초 1년만 인정하는 조항을 남겨뒀다.
의원실의 자료 요구 이후 4개 기관은 규정 정비와 소급 적용에 나서기로 했다.
KIST는 올해 말까지 성별 차등조항을 삭제하고 기존 남성 육아휴직자의 추가 근속기간과 퇴직연금기관 부담금을 소급 반영할 계획이다.
지질자원연과 에너지연도 연내 규정을 개정하고 대상자를 조사해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원자력연은 퇴직금 지급 규정을 즉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국가 연구기관이 남성 육아휴직을 1년만 인정하는 낡은 규정을 11년이나 유지한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법 개정 이후에도 규정을 방치한 것은 연구자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23개 출연연의 근속·경력·보수규정을 전수 점검하고 불이익을 받은 직원들이 빠짐없이 소급 구제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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