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뭐가 다르냐" 통합 후 첫 시정질문서 혹독한 신고식 치른 민형배 시장

나흘간 시의원 27명 '융단폭격'…의대 선정·정무직 채용·조직개편 등 거칠게 몰아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통합 의회가 출범 후 처음으로 가진 시정질문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의회에서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은 오히려 더 날카로운 비판과 송곳 같은 질의로 민 시장의 리더십과 정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검증에 나서면서 통합특별시의 '허니문'은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16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까지 나흘간 이어진 시정질문에는 총 27명의 의원이 나섰다. 이 중 민주당 의원이 23명이었으며 시정질문은 당파적 대결이 아닌, 정책과 지역 현안을 둘러싼 '집안싸움' 양상으로 전개됐다.

또 전남 지역구 의원이 19명, 광주 지역구는 5명으로 지역 편중 현상도 있었다. 특히 국립의대 유치 무산 등으로 소외감과 분노가 극에 달한 서부권(목포·무안 6명, 목포 출신 비례대표 1명)이 선봉에 나서 거친 공세를 펼쳤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남청사에서 열린 시정질의에서 김문수 의원이 자신을 윤석열에 비유하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2026.10.12ⓒ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유튜브 갈무리

◇ '같은 당'이 더 매서웠다…첫날부터 터져 나온 '작심 비판'

첫 날 김문수 의원(신안1)이 민 시장을 향해 "감옥 간 윤석열과 뭐가 다르냐"는 비난으로 포문을 연 이후 비판의 수위는 연일 높아졌다.

이는 민 시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의회가 집행기관에 깊숙이 관여해선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민 시장도 이에 "진짜 공개할까요"라고 맞받았다.

이튿날에는 전경선 의원(목포5)이 정무비서관의 '특교금 150억 위임' 문자를 폭로하며 조직개편 표결 전 의원 회유 의혹을 제기했고, 집행부에서 정무직 명단을 공개하지 않자 "앞으로는 민 땡땡 시장님, 윤 땡땡 등으로 부르겠다"고 따지기도 했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충돌에 송형곤 의장이 "서로 말꼬리 잡지 말고 진행하라"고 제지할 정도였다.

최선국 의원(목포1)은 "통합 후 100일은 서부권에 악몽"이라며 시정운영 부정평가가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들이밀었다. 모두 민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도 문애준 의원이 "답변 들을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는 지적에 민 시장은 "질문하실 때마다 답답하다"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이들은 조직개편안 통과 과정에서의 '진보당 야합' 의혹, 시장의 '선거 빚 갚기'식 행정, 정무라인의 '광산 라인' 편중 인사 등 민감한 사안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민 시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정질문에서 전경선 의원 질의 하고 있다.2026.10.13ⓒ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국립의대·동복댐·도시철도 2호선…지역 현안 문제 해결에 집중된 질의

첫 째는 단연 '국립의대 선정' 문제였다. 서남권 의원 중 목포를 지역구로 둔 의원만 5명이 나설 정도로 질의가 집중됐다. 최선국 의원이 '서부권 홀대론'의 총체적 책임을 물었고, 박문옥 의원(목포3)은 심사 기준의 '골대'가 옮겨졌다며 평가 과정의 절차적 하자 문제를 문서로 제시하며 조목조목 따졌다. 비례대표인 문애준 의원도 심사 과정과 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동복댐 증고' 문제였다. 류기준 의원(화순2)은 "반도체 속도에 밀려 주민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개발독재 논리"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 동의 없는 사업 추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주-SK'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요구했다.

동부권에서는 여수산단의 반도체 소재 산업 전환을 촉구했고, 강광석 의원(강진) 등은 농어촌 기본소득 국비부담 확대와 도심 지역의 농어촌 지역까지 기본소득 확대 실시를 주장했다.

광주권에서는 해묵은 난제인 '도시철도 2호선'이 있었다. 이귀순 의원(광주 광산4)은 반복된 개통 지연과 2배 가까이 폭증한 사업비를 질타하며 '저심도 공법'의 실패 등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고 행정의 책임을 물었다. 또 윤민호 의원(광주 북구2)는 민 시장에게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 단식투쟁 등으로 불거진 노사갈등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장흥 기록원·광양항 항만공사 본사 유치 등 특정 지역에 기관중 배치 요구도 이어졌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남청사에서 열린 제4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 시정 및 교육행정 질문답변이 진행되고 있다.2026.10.15ⓒ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유튜브 갈무리

◇험난한 여정 예고…'협치'와 '신뢰'가 최우선 과제로

통합시의 첫 시정질문은 민형배 시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특히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부담이다.

민형배 시장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군공항 이전을 위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무안청사 상시집무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벼르고 있던 민주당 서남권 의원들은 민 시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번 시정질문에 대해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첫 시정질문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안고 있는 태생적 딜레마를 정확히 보여줬다. 거대 여당(민주당)이라는 정치적 울타리는 의대, 공항, 인프라 등 지역의 생존 이익 앞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민형배 시장 입장에서는 조직 개편에 협조한 야당의 정치 공세 걱정보다 밥그릇과 생존권을 쥐고 달려드는 '아군들의 지역주의'를 방어하는 것이 훨씬 뼈아프고 고단한 작업임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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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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