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 李대통령 "북극항로, 위기 때 기댈 또 하나의 바닷길"

"중동 해역 긴장" 언급하며 "긴 안목으로 북극항로 시대 대비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북극항로 왕복 시범 운항을 마친 팬스타 아크로호 귀항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디딜 수 있는 바닷길과 바라볼 수 있는 미래가 한층 넓어졌다"며 선원들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부산에서 열린 귀항 환영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이번 항해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실제 화물 운송으로 확인한 뜻깊은 도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을 출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유럽 항만 3곳을 거쳐 약 50일 만인 지난 11일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우리 선사가 컨테이너 선박으로 북극항로를 거쳐 유럽을 왕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부산에서 영국까지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기존 항로로는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길을 이번에는 북극해를 통해 단 20일 만에 도착했다"며 "컨테이너 700개 분량에 이르는 화학제품, 자동차, 화장품 등 수출 화물을 유럽 시장으로 실어 나르며 우리 기업이 활용할 새로운 경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름철 북극해에서 쇄빙선의 도움 없이 선박을 운항하며 유빙에 대응하는 경험도 쌓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항로를 개척한다는 것은 지도 위에 선 하나를 긋는 일이 아니"라며 "선박이 오갈 조건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물건을 맡길 화주의 신뢰를 얻고, 선원이 의지할 수 있는 데이터와 경험을 쌓아가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중동 해역의 긴장을 통해, 우리의 바닷길이 막히면 대한민국 경제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똑똑히 알게 됐다"며 "새롭게 열어낸 북극항로는 위기 때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바닷길, 또 하나의 선택지, 또 하나의 생명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경제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운항 경험이 쌓이고 화물이 모이면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면서 "필요해진 뒤에야 준비한다면 그때는 늦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섣부른 낙관은 경계하며, 긴 안목으로 준비하되 세 가지 방향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선 "국제사회의 신뢰 속에서 북극항로를 열어가겠다. 국제규범과 국제사회의 제재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며 "주요 협력국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운항과 관련된 우려를 책임 있게 살피겠다"고 했다.

또 "운항 비용과 안전성, 운항의 정시성, 선원의 경험까지 대한민국의 운항 역량을 착실하게 높여가겠다"면서 "축적된 성과가 민간 투자와 안정적인 운송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극 연구 투자를 확대해 친환경 선박 기술과 저탄소 연료 전환, 해빙 예측과 항해 지원,극지 전문인력 양성까지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는 만큼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는 부산과 동남권의 미래도 함께 열어가야 한다"며 "부산의 항만, 물류와 해양 금융, 울산의 조선과 친환경 에너지, 경남의 조선기자재와 첨단 제조를 연결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박 건조와 수리, 연료 공급, 인력 양성, 금융과 보험까지 기업들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침 어제, 국내 최대 해운기업 HMM의 부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서 "해운기업들이 바닷길이 모이는 도시 부산에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며 세계를 무대로 더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기업의 손을 꼭 잡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을 힘 있게 이끌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며 "북극항로와 해양수도권 조성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새로운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과 정책 조정 능력을 갖추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실행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부산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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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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