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안동 바이오산업에 헴프 기반 의약품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경북도는 약 1,750억 원을 들여 헴프 재배부터 원료·완제의약품 제조까지 연결하는 산업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규제자유특구에서 진행한 실증을 실제 의약품 생산으로 이어가는 사업으로, 자금 조달과 국제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 구축, 제품 허가와 수주 확보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경북도와 안동시, 네오켄바이오,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은 12일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기간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다.
생산시설은 안동시 풍산읍 경북바이오2차일반산업단지에 조성한다. 원료의약품 시설은 유럽연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인 EU-GMP에 맞춰 구축하고, 완제의약품 시설에는 위탁개발생산(CDMO) 라인을 마련한다. 원료 생산과 가공에 머물지 않고 제약사의 제품 개발과 제조 수요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헴프 재배와 이동·보관·제조 과정에는 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 축적한 통합관제와 이력관리 경험을 적용한다. 단계별 품질·안전관리체계도 함께 구축해 특수관리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관리 기반을 갖출 예정이다.
안동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백신 생산과 연구개발 기반을 쌓아 왔다. 2024년 6월에는 포항과 함께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번 사업은 기존 백신산업에 헴프 의약품을 더해 지역 바이오산업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다.
헴프 분야에서는 그동안 생산과 안전관리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증이 진행됐다. 경북도는 2020년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2021~2024년 약 468억 원을 투입해 헴프 재배와 원료의약품 제조, 안전관리 실증을 추진했다. 올해 6월 추가 지정으로 CBG·CBC·CBN 등 미량 칸나비노이드까지 실증 범위를 확대했다.
사업을 맡는 네오켄바이오는 특구 핵심 참여기업이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출자기업이다. 올해 4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57억 원 규모 의료용 CBD 원료의약품 국산화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시설 투자가 실제 산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생산공정 구축과 함께 제품 개발, 허가 준비, 제약사와의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함정엽 네오켄바이오 대표이사는 보유 기술을 국제 기준에 맞는 의약품 생산공정으로 발전시키고, 제품 개발과 허가 준비를 구체화해 생산과 수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기업 자체자금과 정책금융에 지방정부 출자·지원을 결합해 마련할 계획이다. 협약기관들은 연내 시설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부지 계약 등 준비 절차를 마치고, 2027년 시설 조성에 착수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번 협약은 총 1조 5,000억 원 규모의 경북도 ‘미래산업 4대 파운드리’ 프로젝트 가운데 세 번째다. 지난 9월 포항 로봇 분야의 뉴로메카, 구미 양자 시스템 분야의 아이온큐·SDT 협약에 이어 안동 헴프 의약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백신으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한 축을 세운 안동에 헴프 기반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생산시설 조성과 안정적인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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