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공백사태 등 관련 입장을 '국정감사 때 밝히겠다'고 공언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이 나흘 만에 국감 증인 '불출석' 의사를 다시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사법부 수장이 국민 앞에서 한 말을 이토록 쉽게 뒤집나", "대법원장이 아닌 서초동 정치권"이라는 등 비판이 나왔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국감) 일반증인인 조 대법원장은 국감장에 직접 나와 국민 앞에서 모든 의혹에 답하시라"며 "대법원장이라도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법사위는 조 대법원장을 국회법 제121조에 따른 기관장 자격이 아니라, 제129조에 따른 일반증인으로 불렀다"며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따라야 한다. 대법원장도 당연히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제청권 행사와 관련한 고발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불출석 근거로 제기한 데 대해서도 "같은 법 제3조는 형사소송법상 사유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이유를 소명하게 하고 있다"며 "나와서 소명하라는 것이 법의 취지"라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특히 국감 출석 의사를 시사했던 조 대법원장이 돌연 증인 불출석 입장으로 전환한 데 대해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언론에 공언해 놓고, 불과 나흘 후 말을 바꿔 증인 출석을 거부한다"며 "사법부 수장이 국민 앞에서 한 말을 이토록 쉽게 뒤집을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로 박지원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자기가 그렇게 '국감에서 밝히겠다'고 하고 잉크도 마르기 전에 못 나오겠다 하면 그게 대법원장인가. 서초동 정치권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조 대법원장이 일반증인으로서의 증언이 아닌 기관증인으로서의 인사말만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자기가 무슨 마지막에 한마디만 하는 가왕 조용필인가", "기관증인으로 나오더라도 하루 종일 거기 앉아계셔야 한다.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 공개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증인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해서도 "언제부터 대통령한테 그렇게 충성하고 대통령을 지켜줬나"라며 "진짜 낯간지러운 소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의 최근 행보가 '대선 출마'를 위한 인지도 전략일 것이란 세간의 지적을 두고는 "검찰총장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로 추대됐듯, 지금 국민의힘에선 (대선) 후보들이 없잖나"라며 "때문에 조 대법원장이 인지도를 높여서 그 짓(대선 출마)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동감을 표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감에 나와서 얘기하겠다고 말을 했는데, 또 증인으로 안 나오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안 맞는다"고 조 대법원장 태도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법원의 독립을 얘기할 때 정확히 헌법 조문을 보시면 '재판의 독립'이다. 그래서 재판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더 강하게 작용되는 게 맞다"며 "대법관 임명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재판이라기보다는 다른 내용의 절차다.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특히 이제 국회의 요구가 있다면 증인이든 참고인이든 나와서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이 '국회 관례상 맞지 않다'는 주장을 두고는 "그런 관례가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법이 있는데 법의 규정 자체를 합의로 무시한다거나 합의로 침해할 수는 없는 게 또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에 국회에서 (조 대법원장 증인채택을) 의결했던 것은 국회법에 따른 절차가 이미 진행된 것"이라며 "이미 진행돼서 법이라는 것이 한 번 이렇게 서 있는 상태가돼 버린 상태에서는 법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일방 제청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거부 등 행보를 두고는 "조 대법원장이 현재 취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헌법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국민들에게 큰 피해가 가기 때문에 저는 좀 결단이 필요하다", "탄핵할 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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