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서 총선 강행…투표 기간 20일 이상? 투표함은 투명으로?

무장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인권단체 "군인·보안요원 집집마다 방문, 투표 강요"

러시아가 18~20일(현지시간) 치르고 있는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 주민들도 투표에 참여하게 해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2022년 9월 러시아가 불법 병합한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에 350만 '유권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에 투표를 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러시아의 공식 총선 투표기간은 18일부터 사흘간이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공식 투표기간보다 한참 앞선 지난달 말부터 투표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인권단체는 주민들이 투표 참여를 사실상 강요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단체 돈바스 SOS 활동가 비올레타 아르템추크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이 러시아 군인 및 보안요원과 함께 집집마다 방문해 투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아르템추크는 공공부문 종사자들은 투표 미참여시 해고 위협을 받고 있으며, 연급 수급자들이나 복지 수급자들의 경우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땐 "불충"한 것으로 간주돼 지원이 박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도네츠크 지역 한 투표소에서 무장한 러시아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함에 기표지를 넣고 있는 장면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9곳은 성명을 통해 "'일시 점령' 영토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선거과정을 통한 영토 점령·합병 정당화"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18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이 불법 '선거' 실시와 무효일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국제사회에 "러시아의 행위를 인정하지 말고 이를 우크라이나 일시 점령지 주민의 적법한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간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외무부는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 조직한 어떤 투표도 이 지역의 국제적 지위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위간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관련해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실시된 '이른바 선거', '가짜 선거'와 그 결과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국제법에 대한 또 다른 노골적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처음 치러지는 이번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은 무난히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총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불법 병합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투명한 투표함에 기표지를 넣는 동안 무장한 군인이 지켜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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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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