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여파' 시달리는 우크라…미사일 '생산 면허' 준다던 트럼프도 말 바꿔

우크라, 17명 숨진 5일 러 공습서 미사일 1대도 못 막아…독 라이프치히 공항서 드론 발견 "새 차원 위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민간시설 공격을 주고 받으며 사상자가 늘고 있다. 방공망 부족으로 우크라 인명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 전쟁으로 무기 재고를 소모하며 지원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을 보면 밤새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 발라클리아 지역 주택들이 러시아 공습을 받아 3명이 숨졌다. 북부 수미 지역 마을에서도 러 공습으로 3명이 죽고 최소 19명이 다쳤다. 남부 헤르손에선 승합차가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날엔 우크라 수도 키이우 지역 민간시설에 러 공습이 쏟아져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키이우 및 키이우주에 대한 러시아 공습으로 17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 기업 소유 창고 시설이 주된 공격 대상"이 돼 "주류 회사, 건설자재 창고" 등이 피해를 입었고 철도역 또한 공습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공격에 무인기(드론) 115대, 탄도미사일 24기, 극초음속 지르콘 및 초음속 오닉스 미사일 4기가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키이우 지역 군사행정부는 5일 공격으로 창고 13곳, 제조시설 한 곳, 주택 네 곳, 차량 수십 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의 한 통근역 플랫폼 인근에 주검 일곱 구가 흩어져 있었고 수풀 속에서도 또 한 구가 발견됐다. 브로바리 행정당국은 식품 소매업체 포지를 포함해 물류 창고 다섯 곳이 공습 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 최대 주택 개조 소매 업체 에피센트르는 성명을 통해 주요 물류시설 두 곳과 공장 한 곳이 단 몇 분만에 파괴됐다며 "이는 우크라 제조업, 물류, 일자리, 회복 역량에 대한 고의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식품 소매업체 실포는 공습으로 직원 여섯 명이 숨지고 유통센터 두 곳이 불탔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매업체 로제트카 공동창업자 이리나 체호트키나는 소셜미디어에 세 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평생에 걸친 노력이 불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절망과 고통"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AP> 통신을 보면 우크라 최대 민간 우편사업자 노바 포슈타는 러 집속탄 공격으로 키이우 내 분류소 한 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 공격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 10여 곳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양쪽은 공격 대상이 된 민간시설이 군사용으로 전용되고 있었다고 주장 중이다. 러 <타스> 통신을 보면 러 국방부는 에피센트르, 노바 포슈타, 브로바리 물류센터 등이 무인기 생산이나 보관 등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쪽도 와일드베리스가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공급한다고 주장 중이다.

앞서 러 무인기가 민간인을 쫓아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 무인기가 우크라 남부 헤르손에서 트럭에서 채소를 파는 한 남성을 빙빙 돌며 뒤쫓다 빠르게 낙하해 바로 곁에서 폭발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인간 "사파리"가 벌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행상은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해변을 공격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비난 중이다. <타스>는 3일 흑해 연안 겔렌지크 지역 아르히포오시포프카 마을 인근 해변에서 발생한 이 공격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외신에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린 가운데 절벽 쪽을 향하던 무인기가 해변에 낙하해 폭발을 일으켰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 쪽은 이를 휴가객이 가득한 해변 상공에서 무인기를 격추한 러시아 방공망 탓으로 돌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양국 공습 강화 관련 군사적 목표를 넘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경제적 고통을 심화하고 전쟁 충격을 본토로 가져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가 원하지 않는 휴전 조건을 수용하게 하고자 한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 의지를 꺾고 도시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려는 수년간 공세의 연장"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 '방공망 확충' 호소하지만…이란전 여파 미 미사일 소모·트럼프 '패트리엇 면허' 말바꿔

우크라이나는 요격 미사일 부족이 거시아의 거듭된 공습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호소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키이우 공습 관련 "탄도미사일 요격기가 있었다면 오늘 살해된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파트너들이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 제공을 지연하거나 꺼리는 건 이러한 끔찍한 인명피해와 파괴로 직결된다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탄도미사일 생산 상당 부분이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추가 체재 또한 촉구했다. 방공 미사일 부족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는 이날 공격에서 무인기는 대부분 격추했지만 미사일은 단 한 발도 막지 못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 부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의 우크라 공군 자료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우크라를 향해 탄도미사일 126기 이상을 발사했는데 이는 전쟁 시작 뒤 월별 기준 최고치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방공 미사일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추가 지원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전 직전 2330기였던 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 재고가 현재 800대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당시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생산 면허를 부여하겠다고 했지만 3주 만에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각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린 거기 동의하지 않았다"며 "그런 종류 기술을 넘겨 주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고 "기술을 넘겨 받은 사람들이 언젠가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했다.

독일 공항 우크라 화물기 옆 '폭발물 드론' 발견…"새로운 차원 위협"

한편 5일 독일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 우크라이나 화물기 인근에서 폭발물을 장착한 무인기가 발견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 공항은 독일 및 나토 동맹국 군수품 수송 거점으로, 2022년 우크라전 발발 뒤 우크라이나 화물 항공사 안토노프 항공의 거점 역할도 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 영국 일간 <가디언>을 보면 폭발 장치가 장착된 쿼드콥터 무인기가 안토노프 항공기 근처에서 발견됐고 폭발물 처리 로봇이 이를 무력화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무인기 목격 사례나 하이브리드 상황을 포함한 무인기 위협은 이전에도 알고 있던 것"이지만 "폭발물을 장착한 무인기가 공항에 있는 건 새로운 차원의 위협 시나리오"라며 "외국 세력 연루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렉시 마케예브 독일 주재 우크라 대사는 현지 벨트TV에 "러시아가 아니면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나라 중 하나인 독일은 러시아가 자국을 향한 파괴공작(사보타주), 간첩행위, 허위정보 작전 등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해 왔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해 왔다. 독일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대태러 수사에 착수했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발라클리아 마을에서 주택이 러시아 무인기(공격)을 받아 파괴돼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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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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