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정학회(회장 유병현)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원장 이창훈)은 고려대학교 분쟁해결센터와 공동으로 9월 11일 오후 고려대학교 CJ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과 발전 방향'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내년 5월 시행을 앞둔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의료 사고 갈등, 피해 회복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준비하고, 그에 따른 정교한 하위 법령 제정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의료 분쟁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고, 불필요한 역량 낭비로 이어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 될될 전망이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은 책임보험 의무가입, 의료사고 설명의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형사특례 등을 하나의 체계로 결합해 의료사고를 둘러싼 갈등 해결의 축을 형사처벌 중심에서 피해구제와 조정 중심으로 옮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확보율이 최근 수년간 크게 낮아지는 등 필수의료 공백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이번 개정은 환자에게는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회복을, 의료인에게는 과도한 형사책임 부담 없이 소신 있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마련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부·중재원·의학계·법조계가 한자리에 모여 하위법령 정비 방향을 함께 짚었다. 한국조정학회 유병현 회장(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고려대 분쟁해결센터장)은 이번 개정을 "우리 의료법제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책임보험과 사후 설명, 분쟁조정을 환자의 피해구제와 연결하는 한편 일정한 요건 아래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사법안전망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된 것"이라며 "의료의 본질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예기치 못한 결과를 곧바로 형사절차로 가져가기보다 환자에게는 신속한 피해구제를, 의료인에게는 소신 진료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 회장은 한국조정학회가 개정 논의 과정에서 줄곧 강조해 온 지점, 즉 의료인의 형사책임 완화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감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유 회장은 또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인의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 공개 입법 움직임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환자의 알 권리가 중요한 가치임은 분명하지만, 우리 의료법제가 의료사고를 형사처벌과 낙인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구제·설명·조정, 그리고 보고와 학습을 통한 환자안전 향상의 문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판결 이력을 다시 공적 낙인의 대상으로 삼는 입법은 이러한 흐름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창훈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원장은 "이번 개정이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보건의료 전반의 틀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환자·소비자계, 의료계, 법조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통해 하위법령을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주제발표 1에서 보건복지부 이보미 사무관이 개정 법률의 주요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고, 주제발표 2에서는 인하대학교 백경희 교수(의료분쟁조정위원장)가 새로 도입된 의료사고 사후 설명제도와 기존 의사의 설명의무 법리 사이의 차이와 조화 방안을 미국·대만·호주 등 해외 입법례와 함께 짚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법률을 입안한 정부, 실제 조정 절차를 담당하는 중재원, 그리고 의학계와 법조계가 한자리에 모여 제도의 시행과제를 함께 검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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